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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푸디 2025-11-03 14:53:15 신고

하얗고 깨끗해 보이는 종이컵. 하지만 그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

특히 뜨거운 물을 붓는 순간, 종이컵 표면에 코팅된 플라스틱이 녹아내리며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물질이 음료 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겨울철마다 따뜻한 커피나 차를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일상이, 사실은 ‘플라스틱 입자를 함께 삼키는 습관’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일회용품, ‘종이컵’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일회용 종이컵 사용량이 높은 편이다. 카페, 편의점, 사무실 등 하루에도 수많은 종이컵이 사용되고 버려진다. 문제는 우리가 ‘종이’라고 부르는 이 컵이 사실 100% 종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종이컵은 내부에 폴리에틸렌(PE) 혹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진 얇은 플라스틱 코팅층이 덧입혀져 있다. 이 코팅층은 물이 새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내열성이 그리 높지 않아 뜨거운 액체가 닿을 경우 미세하게 녹거나 벗겨질 수 있다.

국제 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95도의 물을 PE 코팅 종이컵에 20분간 담아뒀을 때 리터당 675개에서 최대 5,984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종이컵을 포함한 일상 플라스틱 제품이 뜨거운 물에 닿으면 ‘수조 단위’의 나노입자를 방출한다”며 “온도와 접촉 시간이 길수록 방출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 종이컵 속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됐다.

인하대학교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연구팀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한 논문에서,

폴리에틸렌(PE) 코팅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크기에 해당하는 나노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나노포어 센싱(nanopore sensing) 기술을 활용해 이 입자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결과,

이 초미세 입자가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입자가 작을수록 체내 흡수가 더 쉽게 이루어지며, 장기적으로는 간이나 신장, 혈관 등에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서를 통해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미세입자가 체내로 들어올 경우 세포 손상이나 염증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일상적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부 종이컵에서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되기도 한다.

PFAS는 기름과 물을 잘 튕겨내는 성질을 가져 과거 방수 코팅에 자주 쓰였던 물질이다.

이 물질은 체내에 들어오면 거의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쌓이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미국 미시간대 공중보건대학 연구에 따르면, 혈중 PFAS 농도가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40% 이상 높았다.

■ 종이컵만의 문제는 아니다… 생수병과 빨대 속에도 ‘미세플라스틱’

종이컵 외에도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일회용품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수 페트병이다.

플라스틱 생수병은 유통기한이 보통 18개월에서 2년으로 표시되지만, 이는 ‘물’의 안전기간이 아니라 ‘병’의 품질 유지 기간을 의미한다.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고온에 노출되면 병 내부의 미세한 입자가 물속으로 스며든다.

캐나다 콘코디아대 연구진이 140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은 매년 약 3만9000~5만2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지만,

플라스틱 생수병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이보다 9만 개 이상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입자는 단순히 체내를 통과하는 수준이 아니라,

혈류로 들어가 뇌 장벽을 통과하고 주요 장기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만성 염증, 호르몬 교란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빨대 역시 대표적인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250억 개의 빨대가 사용되며,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한 채 일반 폐기물로 분류된다.

이 빨대들이 분해되며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 생물을 오염시키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인간의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 일회용 컵, ‘제대로 버리기’도 중요하다

한 번 쓰고 버린다고 끝이 아니다.

종이컵 내부의 플라스틱 코팅층 때문에, 일반 종이류와 함께 버리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종이컵은 반드시 일반 폐기물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겉면이 젖거나 오염된 컵은 더더욱 재활용이 어렵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팅된 종이컵은 재활용률이 5% 미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면 다회용 컵이나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이 종이컵보다 최대 4.5배 적다.

환경부의 ‘탄소중립 포인트제’에 참여하면 텀블러 사용 1회당 최대 300원의 포인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 답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주는 위로는 크지만, 그 잔 속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나 차를 조금만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텀블러를 휴대하는 것이다.

머그컵이나 유리컵처럼 열에 강한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또 일회용컵에 뜨거운 물을 오래 담아두거나 재사용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런 습관이 코팅층을 손상시키고 더 많은 미세입자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은 크지 않다.

손에 익은 종이컵 대신, 조금 무겁지만 안전한 컵을 선택하는 일.

이 작은 실천이 쌓이면, 매일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속에서도 플라스틱 없는 ‘진짜 따뜻함’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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