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충북청주FC가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충북청주가 이번에도 골 사냥에 실패했다. 지난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하나은행 K리그2 2025 37라운드에서 0-2로 패하며 10경기 연속 무득점이 됐다.
충북청주가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상하리만치 득점이 들어가지 않을 뿐이다. 충북청주가 10경기 동안 유효슈팅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적은 안산그리너스와 경기(0-0 무)뿐이다. 그럼에도 8월 30일 부산아이파크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이후 9월부터 두 달 넘게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간 골 운이 지나치게 따라주지 않았다. 9월 천안시티FC와 경기에서는 전반 추가시간 3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창훈의 헤더 득점이 나왔으나 양영빈의 골키퍼 방해가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10월 화성FC와 경기에서는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었음에도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전반 30분 이창훈의 헤더골은 페드로의 코너킥이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들어와서, 후반 6분 송창석의 헤더골은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충북청주는 수원과 경기에서도 분전했지만, 또다시 골맛을 보지 못했다. 특히 전반 10분 기회가 아쉬웠다. 박건우가 내준 패스에 이강한이 쇄도했으나 양형모에게 막혔는데, 세컨볼을 이창훈이 곧장 슈팅으로 연결했다. 로빙슛처럼 가는 궤적을 양형모가 건져내듯 옆으로 쳐냈고, 마지막 최강민의 슈팅은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전반 26분에는 이강한이 결정적인 1대1 기회에서 각도를 잘 좁힌 양형모를 넘어서지 못했고, 전반 40분에는 서재원의 슈팅을 양형모가 쳐내자 이창훈이 문전에서 곧장 슈팅했는데 이 공은 골문 위로 떠버렸다. 결국 충북청주는 후반 5분 김지현, 후반 21분 브루노 실바에게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김길식 감독은 수원과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격 진영에서 마무리가 계속 아쉽다. 다양한 공격 루트가 만들어졌지만 결국 마무리가 중요하다”라며 “기술이나 실력이 아닌 정신적 부분이 크다. 무득점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다”라고 무득점 이유를 분석했다.
충북청주는 10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K리그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기존에 K리그2 연속 무득점 기록은 부천FC1995, 충남아산FC, 부산아이파크, 서울이랜드 등이 보유한 7경기였다. 충북청주는 이 기록을 3경기 차이로 다시 썼다.
K리그 전체에서도 ‘비공식’ 신기록이다. K리그 전체에서는 상주상무(현 김천상무)가 2012년 기록한 15경기 연속 무득점이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당시 상주상무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자동 강등 결정에 반발해 9월 이후 경기를 보이콧하면서 해당 기간 14경기가 0-2 몰수패 처리됐다. 실제 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긴 무득점 기록은 2014년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의 9경기였는데, 충북청주가 이 기록까지 넘어선 것이다. 정규시간만 합산하면 922분 무득점이고, 추가시간 등을 더하면 984분째 골이 터지지 않았다.
충북청주는 남은 경기 무득점 탈출과 함께 14경기 무승(5무 9패)도 깨뜨리고자 한다. 서울이랜드와 인천을 차례로 만나는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이어갈 수는 없다. 또한 14위 안산과 승점 차가 2점밖에 나지 않아 최하위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서도 승리가 절실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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