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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가 지난해 기준 연매출 4조원이 넘는 상장 식품기업 CJ제일제당(097950), 동원산업(006040), KT&G(033780), 대상(001680),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6개 ‘4조클럽’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소 4개 기업은 최근 원달러환율이 올해 경영계획상 환율을 이미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기업 중 1곳은 경영계획상 환율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나머지 5개 기업 중 4곳은 올해 경영계획상 환율이 각각 1300원, 1300원대 중반, 1380원, 1400원으로 확인됐다. K푸드 핵심 기업의 경영계획상 환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개 기업 중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환율은 회사가 정한 워스트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기업은 일반적으로 대외변수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원달러환율 수준을 크게 베스트(최선), 노멀(일반적), 워스트(최악) 수준으로 나눠 단계별 대응 계획을 실행한다.
워스트 케이스로 접어든 원달러 환율 상승에 주요 K푸드 기업들은 원자재 수입가격 부담을 넘어 이익과 투자 등 핵심 경영계획에서도 차질을 겪고 있다. 4조클럽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미국 현지 인수합병(M&A)이나 설비 투자를 위한 신규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관계자도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으로 추가적인 재원이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강달러는 지정학적 미중 갈등과 표류하는 한미 관세 협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업권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국내 물가에만 방점을 둔 경직적인 가격 관리보다는 유연한 가격 자율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환율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해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현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부교수는 “국내 식량자급률이 20%대로 낮아 80%는 식품 원자재를 수입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거나 고환율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부도 원료구매용 저리 자금융자나 환변동 보험 지원, 수입원료 할당관세 확대, 법인세 부과 유예나 수입부가가치세 면제 등의 대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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