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화이자가 비만 및 대사질환 신약 개발사 멧세라(Metsera) 인수 경쟁에 돌입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 속에 양사는 각각 전략적 목적을 두고 몸값을 높이며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멧세라 주식을 주당 56.50달러에 인수하고, 특정 임상·목표 달성 시 주당 최대 21.25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총인수 규모는 최대 90억달러(약 12조8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화이자가 제안했던 약 73억달러(약 10조4300억원)보다 약 23% 높은 수준이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달 22일 멧세라 인수를 공식 발표하며 비만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며 판을 뒤집자 화이자는 즉각 반발했다. 화이자는 “시장 지배적 기업이 신흥 경쟁업체를 인수하며 경쟁을 억제하려는 시도”라며 “반독점법을 우회한 구조로 상당한 규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놨다.
노보 노디스크의 제안에 멧세라는 “우월한 회사 제안”으로 판단해 화이자에 통보했다. 현재 계약에 따라 화이자는 4영업일 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멧세라 이사회가 어떤 인수자를 선택할지가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멧세라는 임상 단계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아밀린 모방 약물 ‘MET-233i’는 임상 1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고, 월 1회 투여 가능한 GLP-1 기반 후보 ‘MET-097i’도 임상 2상에서 데이터가 발표됐다. 관련 소식에 멧세라 주가는 22.6% 급등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가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릴리와의 경쟁 구도, 화이자의 자체 개발 실패 후 M&A 전략 전환, 노보 노디스크의 주요 경영 불확실성(CEO 교체·9000명 감원·이사회 압박)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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