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입 터지는 실험실'이 한국인의 영원한 소울푸드 '분식'을 탐구했다.
1일 방송된 ENA 파일럿 예능 '입 터지는 실험실'(연출 송가희) 2회의 주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분식. 주우재는 편식의 아이콘, 무식자(식욕이 없는 사람) 등 등장과 동시에 놀림감이 됐지만, 그럼에도 절대 굴하지 않고 터뜨리는 입담으로 맹활약을 떨쳤다. 특히 자신의 먹방 영상이 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먹방 전문 유튜버로 활동 중"이라고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한 그가 떡볶이에 물리학적 식견으로 논리를 펼치자, 물리학자 김범준도 적극 동의하며 감탄했다. 그 시작은 "떡볶이는 타임머신"이라는 김풍의 맛공식. 어린 시절의 추억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주우재가 "기억을 지닌 채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이미 미래의 일"이라는 역설을 내놓았다. 과거를 보는 것 역시 미래에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인간이 진정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장홍제가 흥미로운 의견을 덧붙이며 논쟁이 불타올랐다. 분식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를 '주마등'으로 설명하며, 위급한 순간 수많은 사건이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듯한 경험이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라는 것. 심장이 멎으면 DMT라는 환각 물질이 분비되는데, 시간을 느리게 느끼는 효과가 일어난다. 이에 김범준이 반론을 제기했다. 실제로 시간 지연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뇌의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져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지는 착각일 뿐이라는 것. 두 과학자의 논쟁은 번지점프 실험 사례로까지 이어졌다. 낙하 중 계산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는 가설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로 드러났고, 이에 김범준이 '공포가 만든 착각'이라 설명했다. 치열한 반론과 재반론이 이어진 이 토론은 끝없는 탐구의 장 '입 터지는 실험실'의 하이라이트였다.
이어 한국인이 중독 현상까지 보이는 '매운맛'의 과학에 대한 토크가 펼쳐졌다. 사실 캡사이신은 동물이 먹지 못하게 방어하기 위해 고추가 만들어낸 물질. 그런 고통을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에 대해, 장홍제는 매운 맛은 혀의 열감 수용체에 반응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느끼는데, 뇌가 이 통증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 진통제인 엔도르핀을 분비한다고 설명했다. 통증 신호를 줄이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그 쾌감이 매운맛의 중독성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김풍이 매운맛을 중화 방법으로 내세운 '오일 가글'에도 캡사이신이 지용성이기 때문이라는 과학적 비밀이 있었다. 여기에 카세인 단백질이 캡사이신을 잡아주는 우유와 감각 전달 속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단맛 등도 중화에 도움이 된다는 원리를 통해, 일상적 미식이 과학으로 확장되는 이 프로그램만의 재미를 폭발시켰다.
이날의 마지막 분석 대상은 바로 ENA의 대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최애 음식 김밥. 우영우는 모든 재료가 보이기 때문에 맛의 예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김밥을 좋아했다. 여기에 장홍제는 예상이 가능한 아는 재료이기 때문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샴푸의 성분표를 봐도 그 향과 효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김밥의 맛을 좌우하는 김이 함유한 비타민 B12에 대한 놀라운 과학사도 설명했다. 이 성분의 구조를 밝힌 과학자 도로시 호지킨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인간이 분자를 설계하고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에 현대 의학의 출발인 항암제 제조도 가능하게 됐다. 김 한 장 속 성분에도 인류의 과학적 진보를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이날 방송에서 밀떡 vs. 쌀떡, '떡튀순'의 조화, 프리미엄 김밥, K-분식 열풍 등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분식의 주제 속에서, 물리학적 복잡계, 우주천문과학적 항성, 행성, 위성의 삼위일체 등 다양한 공식과 논리가 이어졌다. 그 결과, "분식은 함께 먹어야 더 맛있고, 아무리 먹어도 끊을 수 없는 중독적인 맛"이라는 공식도 도출됐다. 침샘을 자극하는 미각, 일상적 주제에 관한 지식의 확장, 티키타카 속에서 터지는 유머까지 절묘하게 섞인 '입 터지는 실험실'은 이번에도 과학 먹방 예능의 새로운 재미를 톡톡히 완성했다.
'입 터지는 실험실'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30분 ENA에서 방송된다.
iMBC연예 백아영 | 사진출처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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