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방울토마토를 사랑한 작가 문은지 “여전히 뭉클하고, 애틋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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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울토마토를 사랑한 작가 문은지 “여전히 뭉클하고, 애틋해요.”

문화매거진 2025-10-31 16:47: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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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문은지 작가 / 사진: 문은지 제공
▲ 문화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문은지 작가 / 사진: 문은지 제공


[문화매거진=김주현 기자] 작가 문은지는 방울토마토를 통해 삶을 바라보고 작품에 담아낸다. 방울토마토 꼭지 하나하나를 떼며 씻다가 꼭지에서 올라오는 그 특유의 향에 가슴이 뭉클해졌단다. 뭉클함, 애틋함... 작은 방울토마토가 주는 커다란 선물이 작가 문은지의 가슴에 박혔다.

문은지는 최근 문화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방울토마토의 작은 떡잎이 떨어지고 새잎이 돋아나면 작은 잎이 그 작은 몸으로 흙 속 영양분을 힘껏 빨아들여 줄기를 굵게 만든다. 이어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 잎을 들며 노란꽃이 피어나고,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는다. 진짜 작은 처음 열매는 초록색이지만 점점 붉은 태양의 색을 닮아가더라”라며 “그때 잎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뿌듯하고 행복하고 자랑하고 싶고, 그랬을 것 같다. 내가 부엌에서 만난 방울토마토는 그렇게 자란 열매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 떨어진 후에도 방울토마토에서 여전히 그 향이 난다는 사실이 뭉클하고 애틋했다. 적어도 저는 그랬다”고 회상했다.

방울토마토에서 상당한 애정을 보이는 작가의 첫 전시는 ‘방울토마토 그 속에 숨은 이야기’. 첫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디렉터와 대화를 주고받던 중 본인을 ‘작가님’이라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낯설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방명록에 그림 잘 봤다며 방울토마토를 그려주고 간 경험이 ‘내가 작가구나’라는 깨달음을 주었다고.

“그림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었으니까요. 내성적인 성격이라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만, 그림을 매개로 내 생각을 전하고 다른 사람의 감상을 듣는 과정이 편하고 즐겁다는 사실을 이 첫 전시를 통해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진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했던 모든 순간이 기억납니다. 부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저건 태양이야 토마토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던 모습도, 방명록에 방울토마토를 그리며 웃으시던 분들도 떠올라요.”

▲ 내 어머니의 초상화(A Portrait of My Mother), 65.1x90.9cm, 2022
▲ 내 어머니의 초상화(A Portrait of My Mother), 65.1x90.9cm, 2022


다시 말해, 방울토마토는 작가 문은지와 세상을 연결짓는 통로인 셈. “저는 제 작품 방울토마토를 많이 좋아한다”고 다시 운을 뗀 그는 “나에게 미술이란 ‘식물’”이라며 “물을 주고 빛을 주고 양분을 공급해야 하지 않나. 이 그림의 주제를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데, 내가 탄생시킨 만큼 많이 사랑받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그림에 끊임없이 빛을 주고 양분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뽑은 본인의 대표작 역시 방울토마토를 소재로 한다. ‘내 어머니의 초상화’, ‘기다림’, ‘방토도’ 세 작품에서 방울토마토와 식물 전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 기다림(The Wait), 97x162cm, 2024
▲ 기다림(The Wait), 97x162cm, 2024


“모두 열매처럼 소중하지만, 특히 애정 가는 그림들은 있어요. 특히 ‘내 어머니의 초상화’는 제가 평생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이름도 없이 그저 방울토마토 잎이라고만 불리는 개체에 ‘내 어머니의 초상화’를 그리는 마음으로 방울토마토 향을 가득 담아 그렸어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잎을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으며 ‘방울토마토를 키워내느라 수고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향을 참 좋아해요.’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릴수록 생각이 더욱 깊어졌어요. 눈에 보이는 잎뿐만 아니라 땅속에서 보이지 않게 영양분을 계속 공급하는 뿌리와 흙이 고마웠고, 방울토마토 속에 있는 씨앗의 존재에 감탄했으며, 나중에는 이 식물을 군자처럼 그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죠. 우리나라 선조들은 식물에 좋은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리며 선물했는데, 이 선물을 ‘길상화’라고 해요. 마지막 ‘방토도’는 가족의 화합을 그린 수박도를 오마주해서 방울토마토도 가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길상화로 새로 그렸어요.”

▲ 방토도(Bangto-Do), 80x117cm, 2024
▲ 방토도(Bangto-Do), 80x117cm, 2024


작품 하나하나 애정을 쏟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그의 또 다른 직업은 교사. 안정적인 일이지만 그만큼 “그림에 쏟을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다.”

“물리적인 시간이라기보다는 그림의 감성이라고 할까요, 그걸 예열하는 시간이 끊기는 게 문제죠. 배우가 몰입해서 연기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까요? 제 성격상 학생들과 있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번 아웃이 올 때도 있거든요. 학교라는 규범적 공간 자체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고요. 그래서 점심을 안 먹는 식으로 최대한 일을 빨리 끝내고 집에 와요. 일이 끝나지 않아도 그 일거리를 들고 집에 오고요. 그림이 있는 공간에 제가 있으려고 하는 거죠. 꾸준히 ‘방토 작가’ 감성의 흐름을 탈 수 있으니까요.”

‘방토 작가’라는 수식어를 얻는 것, 더 나아가 ‘문은지’보다 ‘문은지의 그림’이 더 기억에 남는 작가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아, 그 따뜻하고 귀여운 방울토마토 그림?”이라는 말을 듣는 것 말이다.

“내년 2월 두 번째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어요. 2025년도 신작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공모에도 신청서를 열심히 내고 있는데, 좋은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은지는?

그림을 그리고 가끔 그림책도 만든다. 2022년 첫 전시 ‘방울토마토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계속 방울토마토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며, 그림책 ‘나는 먼지를 날려보냈어요.’, ‘물속에서’ 두 권을 쓰고 그렸다. 문화매거진 독자들에게는 도서 ‘랩 걸(호프자런/김희정역/알마/2017)’, ‘단순 생활자(황보름/열림원/2023)’, ‘떨림과 울림((김상욱/동아시아/2018)’을 추천한다. 

[개인전]
2025 OPUS ART FAIR, 스페이스 소포라
2023 방울토마토의 세상, 카페꼼마&얀쿠브레 동교
2022 방울토마토 그 속에 숨은 이야기, 아미디갤러리

[단체전]
202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청구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23 In this christmas, 까페꼼마&얀쿠브레 여의도점 

[경력] 
오픈갤러리 소속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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