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한 메타·알파벳(구글 모회사)·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은 2026년 AI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4개 기업이 밝힌 자본지출(capex) 규모는 총 400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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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올해 자본지출이 850억 달러에서 910억~93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새로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동시에 기존 제품을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팅 용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고, MS는 데이터센터 기반 서비스 수요 확대로 향후 2년 안에 데이터센터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가능한 한 빠르게 클라우드 용량을 확충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MS의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여러 분기째 컴퓨팅 파워 부족을 겪고 있다. 곧 따라잡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며 “이런 수요 신호를 보고 우리가 뒤처져 있다는 걸 안다면,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계획에는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메타와 MS의 공격적인 지출 계획에는 일부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이날 정규장에서 메타 주가는 11% 하락, MS는 3% 가까이 하락했으며,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6%, 10% 상승했다.
WSJ은 투자자들의 이처럼 엇갈린 반응에 대해 천문학적인 지출이 어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기업들과 AI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투자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단계(AGI)에 도달하기 위해 필수라고 보고 있다.
트루이스트증권의 유세프 스콸리 애널리스트는 “누가 먼저 AGI에 도달하느냐가 향후 경쟁 우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포모’(FOMO·소외 공포) 현상이 이들 기업을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소투자가 오히려 더 큰 리스크”라면서 “뒤처지면 경쟁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회의론자들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현재의 AI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해서 AGI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생성형 AI의 유료 사용자 수가 제한적이며, 전 세계 근로자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여전히 오랜 학습 기간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지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나오자 기업들도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아나트 애쉬케나지 구글 CFO는 “우리는 장기 투자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엄격한 프레임워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미 AI 관련 수익이 “분기당 수십억 달러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새로운 서버 용량을 확보하는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수요가 이렇게 많은 상황에서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추가하는 용량은 즉시 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MS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AI 연구와 기존 비즈니스 모두를 감당할 만큼의 컴퓨팅 용량이 부족할 것이라며, 애저가 매출 감소의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AI 모델 공개나 제품 일정, 투자 수익 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다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금처럼 미리 대규모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이 옳다고 본다”며 “만약 우리가 예상보다 과하게 투자했다면 일시적으로 신규 인프라 투자를 늦추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메타의 광고 사업과 플랫폼은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원을 AI 연구·개발에 더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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