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원 칼럼] 오늘의 기분, 오늘의 예술① 감정이 예술을 고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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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원 칼럼] 오늘의 기분, 오늘의 예술① 감정이 예술을 고르는 시대

문화매거진 2025-10-30 23:29:47 신고

▲ 사진: 이모션큐레이터(와디즈) 제공
▲ 사진: 이모션큐레이터(와디즈) 제공


[문화매거진=정규원 작가] 현대 예술 소비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좋아하는 작가’, ‘관심 있는 장르’, 혹은 ‘추천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인기 작품’을 중심으로 음악이나 영화, 전시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바로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예술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감정 상태’가 콘텐츠 선택의 새로운 축이 되고 있는 흐름 즉, 감정 기반 예술 큐레이션이 어떻게 가능해졌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감정과 예술은 본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나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가 곧바로 예술작품 추천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비교적 최근의 변화다.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적, 문화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AI와 센서 기술이 감정 상태를 인식하거나 추정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의 기분이나 감정 변화가 추천 알고리즘의 입력 변수로 들어가고 있다. 예컨대, 표정이나 목소리, 텍스트로 드러나는 감정 상태를 활용한 음악 추천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동시에 예술 콘텐츠 자체도 단순히 장르/작가/스타일로만 분류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 콘텐츠가 어떤 감정을 유발하는가’ 혹은 ‘이 감정 상태에서 이 콘텐츠는 어떤 반응을 줄 수 있는가’와 같은 새로운 메타데이터와 맥락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문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오늘 어떤 기분이야?’라는 질문이 자연스러워졌고, 그 기분에 맞춰 콘텐츠가 나타나길 기대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이 장르 좋아했지?’를 넘어 ‘지금 당신의 감정을 읽고 제안합니다’라는 형태로 바뀌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감정 기반 예술 추천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먼저 표정 인식과 음악 추천을 결합한 연구가 대표적이었다. 사용자의 표정을 카메라로 인식한 뒤, CNN(합성곱 신경망)을 통해 현재의 감정 상태(예를 들어 기쁨, 슬픔, 중립 등)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음악 스트리밍 API와 연동해 ‘지금 당신의 기분에 맞는 노래’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감정을 데이터로 변환하여 즉각적인 예술적 반응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텍스트를 기반으로 감정을 입력해 음악을 추천받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사용자가 “요즘 우울해”나 “신나고 싶어” 같은 문장을 직접 입력하면 시스템이 이를 언어 감정 분석 모델을 통해 해석하고 해당 정서에 어울리는 음악을 제안하는 방식이었다. 이 접근은 감정 표현을 보다 주관적이고 서술적인 차원에서 포착했다는 점에서, 기술보다는 언어적 공감에 가까운 예술적 큐레이션으로 평가되었다.

나아가 시각예술 분야에서도 감정 요소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회화나 사진을 추천할 때 단순히 ‘스타일’이나 ‘작가’ 기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이 작품을 봤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가’를 고려하는 모델이 제안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예술 작품을 감정적 반응의 관점에서 재분류함으로써, 예술 소비를 더욱 정서적으로 맞춤화하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기술이 감정이라는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데이터를 예술 소비의 지형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이면서 ‘기분 맞춤형 추천’이 가능해졌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 추천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며 우리의 감정과 예술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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