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공원에 불 지르고 도망간 러 관광객, 징역형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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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공원에 불 지르고 도망간 러 관광객, 징역형 집유

이데일리 2025-10-30 14:52: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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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서울숲 공원 산책로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난 러시아 국적 관광객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사진=이데일리 DB)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인 관광객 20대 여성 A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1일 오후 4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숲 산책로를 걷다가 포플러나무 꽃가루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라이터를 이용해 꽃가루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꽃가루에 불이 붙자 밟아 끄려 했으나 불이 번지자 현장에서 도망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화재로 공원 부지 500㎡가 탔고,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전부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약 1시간 뒤에 완진 됐다. A씨는 화재 발생 1시간 30분 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러시아에서 아이들이 꽃가루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본 적이 있어 꽃가루에 불이 붙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사건 당시 꽃가루에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는 것과 범행 현장 주변에 꽃가루가 길게 놓여 있는 것도 봤다”고 판단했다.

이어 “결국 피고인은 꽃가루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도 호기심에 불을 붙였으므로 방화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불길이 제대로 진화됐는지 확인하지 않고 119에 신고하지도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다”고 봤다.

또 “이 사건 화재가 진화되지 않았더라면 인근 학교나 숲으로까지 불이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다수의 생명·신체·재산에 직접적 침해의 결과가 없었더라도 방화 행위로 그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호기심에 우발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는 점, 재산상 피해가 크지 않은 점, 인명피해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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