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후로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말의 시대는 다시 짧은 글과 사진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로 바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영향력 있게 말하는 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식이 풍부하다고 해서 반드시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영상 속 화자들은 전문 지식인보다 평범하지만 쉽고 재미있게, 때로는 자극적으로 표현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에 영상 편집 기술이 더해져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인다. 유튜브는 국내 이용자만 약 4천만명을 넘어섰고 1인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에 이른다. 한편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각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인공지능을 과제의 보조적 도구로만 사용하도록 권장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 글을 통해 학습 성취도를 공정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워졌다.
교육기관에서는 구체적인 활용 지침과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학생이 작정하고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사용 여부나 의존도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2023년 한국연구재단 조사에 따르면 학문 연구자 10명 중 절반 이상이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가 연구 윤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응답했다.
기술 문명이 지적 활동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인재 선발과 기회 제공의 모든 과정에서 개인의 역량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과 연구 현장에서도 글보다 정해진 시간에 모여 직접 표현과 토론하는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머지않아 인류는 ‘누가 썼는지 모를 글’보다 ‘누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가’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표현 방식은 원시 공동체의 말에서 조선시대의 글, 근대의 웅변 출판과 SNS의 글을 거쳐 이제 유튜브 영상을 통한 말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말과 글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번갈아 세력을 다투고 있다. 그리고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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