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찬희 기자
이 짧은 대화는 오늘날 2030세대, 일명 MZ세대가 일터를 바라보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MZ세대의 가치관이 직장문화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젊은 인재들이 회사에 사직서를 내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창간 13주년을 맞은 뉴스웨이가 직장인 플랫폼 '리멤버' 운영사 리멤버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중견·대기업 소속 MZ세대(20~30대) 500명 중 64%가 3년 내 현재 직장을 이직·퇴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1년 미만이 25.4%, 1년이상~3년 미만이 38.4%로 집계됐다.
MZ세대가 퇴사나 이직을 빠르게 결정하는 이유는 회사를 종착지가 아닌 경력 확장의 한 단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과주의·개인주의·공정성을 중시하며, 입사 때부터 회사의 인재상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의 가치관과 성장 방향에 부합하는 조직을 선택한다. 조직 내에서도 회사의 성장을 위한 희생보다는 개인 목표 달성과 커리어 축적에 집중하며 목표를 달성하면 미련 없이 떠난다. "다섯 번 이상 회사 바꾸면 정상, 한 회사에 5년 이상 머물면 비정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직은 더 나은 성취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됐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연봉과 보상이 가장 높은 호응도를 얻은 이유는 단순히 금전적 욕망 때문이 아니다. MZ세대에게 보상은 자신의 '시장가치'를 가장 명확하게 증명해주는 객관적 지표로 작용한다. 열정적으로 오래 일하겠다는 태도가 아닌 투입-산출하는 만큼 인정받아야 하는 MZ세대의 '성과주의' 가치관과 맥락을 같이한다. 성과에 비해 낮은 보상은 곧 '회사가 나를 하나의 부품으로 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조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우리나라가 이미 경제 대국 10위권에 오른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로, 경제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만큼 공정에 대한 인식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MZ세대와 현재 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의 충돌이 기업 내에서도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평생 직장'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성세대들은 MZ세대 문화가 아직 낯설다는 전언이다. '회사가 성장해야 나도 성장한다'는 인식 아래 20~30년간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오는 동안 옆자리 MZ사원의 자리는 몇 번이고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안에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MZ사원을 굳이 우리 기업이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들고 있다. 이에 최근 기업들은 신입보다는 중고신입이나 경력직 채용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입보다 경력직을 채용하면 단기 성과는 빠르게 내면서 직원, 회사 모두 윈윈 관계가 되지만, 누구도 회사에 충성하지 않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조직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지않아 MZ세대가 임원을 맡으며 기업 경영의 중심축을 담당할 시기도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피고용자와 고용자 간의 관계가 더욱 계약적이고 명확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종우 교수는 "현재도 팀장급 이상은 야근을 하고, 직원들은 6시면 퇴근하며 회식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이러한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고 성과 중심의 계약 관계가 강화된 새로운 기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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