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사우디 방문...왕세자 면담·신공장 건설 점검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면담...다각적 협력방안 논의
현지 신공장 건설 현장 살피고, 중장기 전략 점검

[포인트경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다. 이번 방문에서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현지 신공장 건설 현황을 점검하고, 사우디 정부와의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왼쪽에서 첫번째)이 박원균 HMMME 법인장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차그룹 제공 (포인트경제)

정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자동차산업과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만난 이후 처음으로 단독 면담을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주도하며 산업 구조를 제조업과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사우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파트너로서 추진 중인 사업과 구상을 설명했다. 특히 건설 중인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에 대해 “사우디 산업 수요와 고객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 설비를 적용한 맞춤형 공장을 건설 중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사우디 비전 2030’에 대해 “그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있는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의 기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수소·SMR·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26일 킹 살만 자동차산업단지 내 HMMME 신공장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동행했다. 정 회장은 “사우디 생산 거점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내딛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고온과 사막 등 환경 속에서도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모빌리티를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70%를 출자해 설립한 중동 첫 생산기지로, 올해 5월 착공해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5만대 규모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며, 고온·모래먼지에 대응하는 냉방·방진 설비 등 현지 특화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MME를 기반으로 사우디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SUV 라인업 확대와 EV·EREV·HEV 등 친환경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고객 공략에 나선다. 기아는 올해 출시한 타스만을 플래그십 모델로 육성하며 전동화 모델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사우디에서 14만960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연말까지 21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한다.

양사는 네옴(NEOM)·레드시글로벌(RSG) 등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네옴과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고 수소 모빌리티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아는 RSG와 협력해 PV5 실증사업을 진행하며 관광 산업 맞춤형 친환경 모빌리티를 공급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설립한 Misk 재단과 협력해 현지 청년 인재 양성 및 스마트시티 분야 협업 기회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