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플러스] 장준환 감독의 저주받은 명작, 美서 재창조한 엽기적인 걸작 '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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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플러스] 장준환 감독의 저주받은 명작, 美서 재창조한 엽기적인 걸작 '부고니아'

뉴스컬처 2025-10-28 10:38: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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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 '부고니아'. 사진=CJ ENM
영화 '지구를 지켜라' '부고니아'. 사진=CJ ENM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2000년대 초반은 이른바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라 불렸다. 월드컵이 휩쓸고간 2003년에는 '실미도'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등 명작이 즐비한 한해였다. 그 해 4월, 지금의 배우 문소리 남편으로 유명한 장준환 감독이 파격적인 작품으로 영화계 데뷔를 알렸다.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외계인'을 소재로한 '지구를 지켜라'다.

이동진 평론가는 당시 "2000년대 가장 인상적인 한국영화 감독 데뷔작"이라고 작품을 평가했다. 그리고 "한국영화 사상 가장 기발하고 엽기적인 데뷔작" "팀 버튼 못지 않은 상상력" 등 호평이 잇따랐다. 장 감독은 데뷔와 동시에 '지구를 지켜라'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런데도 7만 3182명 관객 밖에 동원하지 못하면서 '저주받은 명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구를 지켜라' '부고니아' 포스터. 사진=CJ ENM
'지구를 지켜라' '부고니아' 포스터. 사진=CJ ENM

그리고 2018년,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구를 지켜라'를 투자 배급한 CJ ENM이 작품 본연이 가진 신선한 소재에 대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영어 영화로의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다.

그해 11월 한국영화 마니아로 알려진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과 제작 파트너인 라스 크누슨의 공동 프로듀싱이 확정 됐고, 2년 후 원작자인 장 감독과 아리 애스터 감독이 만나 리메이크작의 기획, 개발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 감독과 CJ ENM이 각본 방향을 다듬어 가던 중, 미국 유력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가 참여하게 됐고 2024년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메가폰을 잡기로 결정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란티모스의 페르소나인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가 주연으로 캐스팅, 그렇게 20여 년만에 재창조 된 '지구를 지켜라'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부터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전세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걸작'으로 남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화 '부고니아'. 사진=CJ ENM
영화 '부고니아'. 사진=CJ ENM

"란티모스 특유의 비틀린 세계관을 좋아하는 팬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

'가여운 것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킬링 디어' '더 랍스터' 등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부터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까지 휩쓸며 세계 주요 영화제를 사로잡은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현존하는 감독 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런 그가 새롭게 빚어낸 '부고니아'는 기이하고 날카롭고 폭발적인 심리 스릴러물로, 특히 현대 사회에 만연한 광기를 웃픈 블랙 코미디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영화는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음모론에 불과한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신봉하고 집착하는 두 청년이, 자신들이 외계인이라 믿는 생명 바이오 기업 CEO '미셸'(엠마 스톤)을 납치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주택 지하실에 '미셸'을 쇠사슬로 묶어둔 두 사촌 형제들은 일생일대의 적이라고 믿는 '미셸'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외계인의 뇌파 공격을 막기 위해 은박 호일로 만든 모자를 쓴 그들과, 강철처럼 단단하고 냉정한 CEO는 노동자와 자본가, 루저와 주류 질서를 만들고 이끌어 가는 리더라는 강렬한 대조 속에서, 사회에서와는 정반대인 납치범과 인질이라는 역관계로 만나, 예측 불가능한 격렬한 싸움에 휘말리며 관객을 압도한다. 

'부고니아'. 사진=CJ ENM
'부고니아'. 사진=CJ ENM

특히 2003년 시대를 앞서갔던 원작의 캐릭터 및 상황 설정은, 각종 음모론을 비롯해 극단적인 생각의 틀에 갇히기 쉽고, 계층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 2025년에 더욱 강한 현재성을 띤다.

아울러 '부고니아'는 원작의 중년 남성 '강사장'(백윤식)을 젊은 나이에 성공한 여성 CEO '미셸'로 바꾸며 신선한 변주를 완성했다. '병구'(신하균 분)와 '강사장'의 공방과는 또 다른, '테디'(제시 플레먼스)와 '미셸' 사이의 대결 또한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원작자인 장준환 감독 역시 납치되는 CEO의 성별을 바꾸면서 더 강렬한 캐릭터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한다. 또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가는 엠마 스톤의 연기는 '부고니아'만의 강렬한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다.

'부고니아'는 분명 파격적이다. 이쯤되면 시대를 앞서 파격적이었던 원작 '지구를 지켜라'에도 구미가 당길 것이다.

#부고니아: 죽은 소의 사체에서 벌이 생겨난다고 여긴 고대의 잘못된 믿음 또는 벌을 얻기 위한 의식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생명의 자연발생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벌이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기에, 생명의 재생, 정화, 풍요와도 연결되어 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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