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섭의 시선N] 코인 차트에 비친 한국 사회의 초상, '달까지 가자' 오다영 연출의 감각적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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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섭의 시선N] 코인 차트에 비친 한국 사회의 초상, '달까지 가자' 오다영 연출의 감각적 리얼리즘

뉴스컬처 2025-10-25 12:46: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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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는 2025년 한국 사회의 가장 현실적인 단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과 불안정한 노동, 그리고 그 안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생존과 희망을 동시에 그려낸다.

사진=달까지 가자
사진=달까지 가자

드라마 속 세 여성, 정다해(이선빈), 강은상(라미란), 김지송(조아람)은 회사의 비공채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는 직장인들이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세대와 성격, 처한 환경 속에서도 같은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불공정한 구조, 부조리한 회사, 답이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 그들은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라는 절박한 마음 하나로 코인 투자라는 모험에 뛰어든다. 이 선택은 무모하지만, 동시에 간절하다. '달까지 가자'라는 외침 속에는 돈을 넘어 삶을 바꾸고 싶은 모든 이의 욕망이 녹아 있다.

연출을 맡은 오다영 감독은 “작품에서 코인은 단지 세 여자의 행복을 이야기하기 위한 소재일 뿐, 본질은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의 간절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달까지 가자'는 코인을 그저 ‘투자 수단’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코인 그래프의 출렁임은 인간의 감정선과 인생의 불확실성을 상징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차트의 상승과 하락은 곧 인물들의 희망과 좌절, 용기와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그들의 감정은 현실의 경제 그래프처럼 날마다 요동친다. 오 감독의 이러한 연출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인물들의 심리를 직관적으로 공감하게 만들고, 나아가 드라마의 서사를 ‘현실의 은유’로 읽게 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여성들의 연대가 있다. 다해, 은상, 지송은 서로 다른 세대이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구조 안에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경쟁보다 연대를 택한 이들의 선택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직장 문화 속에서도 서로의 가능성을 믿고 버티는 여성들의 초상을 그린다. 이들의 관계는 우정을 뛰어넘는 생존의 연대이며,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유일한 거울이다. '달까지 가자'는 이러한 여성들의 관계를 통해, ‘함께 버티는 힘’이 개인의 성장보다 더 위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다해와 함지우(김영대)의 관계는 작품 속 감정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전직 가수였던 함지우는 현실과 타협해 빅데이터 TF팀 이사로 살아가지만, 다해를 만나면서 잊고 지냈던 꿈을 되찾는다. 그는 결국 회사를 떠나 음악의 길을 택하고, 다해는 그를 응원하며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본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연출은 이 로맨스를 통해 “사랑이 곧 자기 회복의 시작”이라는 주제를 부드럽게 녹여낸다. 서로 다른 길을 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두 인물 모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간다.

사진='달까지 가자' 포스터
사진='달까지 가자' 포스터

드라마는 또한 사회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회사 내부의 징계위원회, 익명 계정 ‘호빵한입’의 폭로, 내부 고발 등은 조직 내의 불공정과 윤리 문제를 드러낸다. 정보가 무기이자 폭력이 되는 시대, 한 줄의 글이 사람의 삶을 뒤흔드는 현실 속에서, '달까지 가자'는 ‘진실과 책임’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던진다. 다해가 진실을 마주하고 결단을 내리는 과정은, 결국 자신의 가치와 윤리를 지키려는 인간의 싸움이다.

라미란은 “작품은 현실적이면서도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웃고 울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했고, 이선빈은 “보는 사람들이 ‘나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말처럼 '달까지 가자'는 현실의 고통을 미화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다시 한번 삶의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달까지 가자’라는 제목은 코인 투자자들의 희망을 뜻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끈질긴 생존 의지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작동한다. 끝없이 오르내리는 삶의 곡선 속에서도, 인물들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종착지가 어디든, 중요한 것은 그 길 위에서 함께 버티는 시간이다.

'달까지 가자'는 현실의 냉혹함과 인간의 따뜻함을 정교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경제적 불안, 세대 간의 간극, 조직의 부조리를 담담히 응시하면서도, 연대와 희망, 그리고 도전의 의미를 놓지 않는다. 코인 그래프처럼 출렁이는 인생을 달리는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말한다. 달까지 가지 못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함께 달리는 그 마음이라고.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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