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와 협력 확대하는 삼성전자…AI5도 생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사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질문을 받고 “AI5 세대 칩은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함께 작업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현재 우리 AI4를 삼성전자가 훌륭하게 제조하고 있다”며 “우리는 AI5를 위해 TSMC(애리조나주)와 삼성(텍사스주) 모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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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삼성전자와 AI4 칩을 생산하고 있고, AI5는 TSMC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맡길 계획이었다. 가장 최신형 칩인 AI6는 내년 가동 예정인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통해 만들 예정이다. 지난 7월 양사는 23조원 규모의 AI6 칩 양산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머스크의 발언은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AI5 칩 역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3나노 공정의 AI5 칩 생산을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머스크는 “우리의 목표는 AI5 칩의 과잉 공급 확보”라며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선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AI5 칩은 현재 설계 검토를 마치고 양산 단계에 있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위해 AI4·AI5·AI6 등 자율주행용 AI 칩을 개발해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테슬라가 삼성전자에 AI5 칩을 맡기게 되면서 설계한 칩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지, 원하는 생산 물량을 원하는 시기까지 맞출 수 있을지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AI5 칩 역시 내년 말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게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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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운드리 반등 조짐…추가 수주 확보 과제
이로 인해 삼성 파운드리는 반등의 조짐이 엿보인다. 특히 TSMC 독주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70%를 독식하고 있다. TSMC는 영업이익률이 50% 안팎에 이를 정도로 가격을 대폭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굴지의 빅테크들은 TSMC 앞에 줄을 서 있다. 그만큼 기술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TSMC 가격 정책에 대한 피로감이 점차 쌓이는 데다 대만을 거점으로 하는 특유의 지정학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들은 파운드리 ‘이원화’ 수요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AI5 생산에 삼성전자를 참여시킨 이유는 가격 경쟁을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물량을 일부 맡기면서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을 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선단 공정의 파운드리는 TSMC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인텔이 2나노 공정을 한다고 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고, TSMC는 고자세를 유지하며 가격을 큰 폭 인상하고 있다”며 “TSMC를 대체할 삼성전자에 기회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테슬라 칩 생산에 더해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 생산 등을 제대로 이어간다면 파운드리 사업 정상화도 한발 가까워질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테슬라 외에 다른 빅테크 기업의 수주를 가져오는 것이 과제”라며 “새롭게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탈(脫) 엔비디아 진영 기업들도 있어, 이런 물량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파운드리 성장에 있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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