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TSMC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AI5’를 공동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화하며,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3분기 매출이 281억달러(약 38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263억7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로 시장 예상치(0.5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총이익률은 18%로 시장 예상(17.5%)을 소폭 웃돌았지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13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테슬라는 관세 인상과 구조조정 비용, 탄소배출권 판매 감소가 수익성 둔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1·2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성장세로 돌아섰다. 앞서 테슬라는 3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보다 7%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구매를 서두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매출은 212억달러로 전년보다 6% 늘었고, 탄소배출권 매출은 4억1700만달러로 44% 급감했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변화하는 연방 정책과 생산비용 상승 압박이 미국 제조업체 전반을 압박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이익 감소는 그 구조적 부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전기차 중심의 단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ESS(에너지저장장치),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AI 제조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 후 “단기적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테슬라는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AI 중심의 통합 제조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TSMC 모두 AI5 작업을 할 것(Both Samsung and TSMC will work on AI5)”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AI4 세대 칩을, TSMC는 AI5 세대 칩을 생산해왔으나, 이번 발언으로 양사가 현세대 칩에서도 공동 협력하게 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TSMC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과의 협력을 강화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7월에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의 텍사스 신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AI6 세대에 이어 AI5 칩에서도 양사 협력을 병행하게 되면서, 테슬라의 AI 칩 개발 라인은 완전한 다중 구조로 진입하게 됐다.
또 “올해 연말까지 미국 내 8~10개 대도시에서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안전감시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이 연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보택시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Cybercab) 생산은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날 보고서에서 에너지저장장치 ‘메가팩3’(Megapack 3)와 전기 트럭 ‘세미’(Semi)의 양산 목표를 2026년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100만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생산라인 구축이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 중 옵티머스의 새 버전인 V3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 공급망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테슬라가 부품 대부분을 직접 설계하고 제조해야 하지만, 이런 수직 통합 구조가 테슬라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지배력과 관련해서도 “내가 축출당하게 된다면 로봇 군단을 만드는 게 불편하다”며 테슬라 내 입지 유지를 시사했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11월 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에 대한 1조달러 규모의 보상안을 승인해 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반대 입장을 낸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향해 “기업 테러리스트(corporate terrorists)”라고 직격했다.
한편, 월가에서는 이번 실적과 콘퍼런스콜 발언 모두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개럿 넬슨 CFRA 선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단기 및 중기 수익 성장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데크 멀라키 SLC 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는 “투자자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내용이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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