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의 대형 제조사인 GM(제너럴모터스)이 2025년 3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며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부담이 있었음에도, GM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사업 기반을 한층 더 강화했다.
21일(현지시각) GM이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이자와 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이 48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제시한 전문가 예상치(452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결과다. GM은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올해 연간 조정 이익 전망치를 기존 100억~125억 달러에서 120억~130억 달러로 트올렸다.
관세 비용 역시 당초보다 줄었다. GM은 2025년 자동차 관세 비용 전망을 종전 40억~50억 달러에서 35억~45억 달러로 낮췄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업체에 대해 수입 부품에 붙는 25% 관세 중 일부를 상쇄받을 수 있는 크레딧 프로그램을 내놨고, 이 적용 기간도 원래 2027년 4월에서 2030년 4월까지 연장됐다. 이런 정책 변화 덕분에 GM은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 투자로 실적의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이번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수익률이 높은 내연기관 픽업트럭, SUV 판매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북미 시장에서 강한 수요와 함께 생산 효율도 올라가고, 차량 가격 조정 효과까지 겹치면서 기대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GM의 전기차 사업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폴 제이컵슨 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생산 중인 전기차 중 약 40%만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기차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시간과 더불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GM 경영진은 전기차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메리 바라 CEO는 주주 서한에서 "미국 내 제조기반 강화와 공급망 최적화로 사업 포지션이 더 단단해졌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모두 키우는 전략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M은 한국, 중국, 멕시코 등 여러 나라에 글로벌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데 이들 지역별 판매와 생산 전략을 잘 조율해 관세 부담도 최소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GM의 실적 발표가 단순히 3분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회사의 경쟁력과 전략적 대응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또 이번 실적 전망 상향은 단순히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비용 구조 관리와 시장 변화 대응, 그리고 미국 정부 정책을 잘 활용한 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시사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SUV와 픽업트럭의 강한 판매와 관세 크레딧 활용이 GM의 안정적 수익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GM 사례는 관세나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략적 투자와 생산 효율화가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전기차 사업의 장기적 수익 창출이 아직 남은 과제이기 때문에 향후 투자와 기술 전략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GM은 2025년 연간 실적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며, 예상보다 완화된 관세 영향과 인기 차종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조에 올라섰다. 다만 전기차 부문에서는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화가 꾸준히 요구되며, 앞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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