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여곳 밀집해 성업…문화유적 정비로 대부분 철거, 현재 유명무실
남은 식당 1곳…건물주 보상 합의하면 문 닫을 예정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북 경주의 해장국 거리가 결국 사라졌다.
22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심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황오동 팔우정삼거리 인근에 있던 해장국거리 대형 입간판을 제거했다.
과거 많을 때는 20여곳의 해장국식당이 이 일대에 몰려 있었지만 이전에 대부분 사라졌고, 현재 한 곳만 남아 있어 명목상 해장국거리로 불리던 상황이었다.
이 일대에는 수십년 전부터 해장국식당이 형성됐다. 해장국식당들이 몰려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장국거리로 불렸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타지역에서 보기 드문 '메밀묵해장국'이다.
이 해장국은 명태·멸치 등으로 밑국물을 내고 메밀묵, 콩나물, 묵은지, 모자반을 넣어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이에 경주시도 해장국거리 입간판을 설치해 관광객이나 주민에게 해장국거리를 알리는 데 힘썼다.
각종 언론 매체가 다루고 관광객이 입소문을 내면서 해장국거리는 경주를 대표하는 식당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장국식당은 경주시와 국가유산청이 2007년부터 황오동 일대 쪽샘지구 고분군을 정비하기 위해 주변 건물을 철거하면서 점차 사라졌다.
대부분 해장국식당이 쪽샘지구 정비 구간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남은 식당은 건물주가 경주시와 보상에 합의하지 못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건물주가 시와 합의하면 언제라도 식당 문을 닫고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70대 식당 업주는 "간판을 굳이 없앨 필요가 있느냐고 했는데 경주시가 우리 집 밖에 남지 않았고 APEC 정상회의도 있어서 정비 차원에서 철거한다고 했다"며 "35년간 식당을 했는데 이제 건물주가 철거에 합의하면 나도 힘들고 해서 더는 식당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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