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제도 바뀌어야" 한국수입차협회, 국제 기준과 조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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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제도 바뀌어야" 한국수입차협회, 국제 기준과 조화 강조

프라임경제 2025-10-21 16:16:32 신고

[프라임경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안전과 환경을 핵심 주제로 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이 맞이할 제도 전환기에서 수입차업계가 정부 정책과 기술 혁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21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KAIDA 30주년 정책 세미나에는 △국회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자동차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의 피에르 밀레트 CTO가 직접 참여해 한국과 유럽의 정책적 시선이 맞닿는 지점을 보여줬다.

틸 셰어 KAIDA 회장은 "지난 30년간 수입차업계는 한국시장의 기술 다양성과 혁신을 선도해왔다"며 "이제는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제도를 통해 정부와 업계가 함께 지속가능한 전환을 이끌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한국 자동차 규제 체계가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의 기술적 호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산업계의 메시지다. 

KAIDA 창립 30주년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국내외 자동차 관련 주요 인사.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그동안 안전·환경 기준에서 독자 규제와 국제 기준 간 괴리가 존재했다. KAIDA가 '조화'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꺼낸 것은 향후 글로벌 제조사들이 동일한 기술로 효율적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요청하는 신호인 셈이다.

1부 세션의 발표들은 기술 진보와 제도 속도차를 주요 문제로 제기했다. 유민상 오토노머스 에이투지(Autonomous A2Z) 상무는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는 기업과 정부, 학계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정책적 지원과 제도의 유연성이 생태계 구축의 첫 단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엄성복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수석연구위원은 "자동차 안전기준 내 특례제도가 규정돼 있으나, 실제 운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기술발전 속도에 맞춘 신속한 승인·특례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기술 혁신은 하루가 다르게 앞서가지만 법과 제도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차업계와 국내 연구기관 모두 '혁신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유연한 법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선(先)인증·후(後)보완형 규제체계 전환 논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날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첨단 안전장치 표준화와 제작결함 제도 개선을 언급하며 "미래차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보다 국제 표준을 누가 먼저 주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안전장치의 문제를 넘어 자율주행 센서·ADAS 알고리즘·차량통신(V2X)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룰 메이킹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들이 유럽 기준을 기반으로 한 기술을 빠르게 들여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국제 표준 논의의 참여자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부 세션에서는 피에르 밀레트 CTO가 'EU 탄소중립 목표에 따른 규제 동향 및 자동차 전동화 대응 현황 및 과제(The EU and CO2 regulations, Electrification)'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유럽의 규제 방향과 전기차 보급 정책을 소개하며 "규제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인프라·보조금·산업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유럽이 이미 '규제-투자-기술'의 삼박자를 통해 탄소중립 전략을 실천 단계로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역시 비슷한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인프라와 보급 속도 간 괴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정부의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실현 로드맵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는 유럽의 전기트럭 보급 사례를 제시하며 "중대형 상용차도 전동화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라며 "한국 역시 대형 전기상용차 보급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동화 정책이 승용차를 넘어 상용차 부문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정부와 업계가 운송 부문 탄소감축의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럽은 이미 세금 감면·보조금·전용 충전인프라를 갖추며 상용차 탄소감축을 본격화했다.

이번 KAIDA 30주년 세미나는 과거 30년간 한국 수입차시장이 기술 다양성을 확산시켰다면, 앞으로 10년은 국제 조화와 지속가능성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자율주행, 전동화, 탄소중립이라는 세 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이며, 그 중심에는 제도와 기술의 간극을 줄이는 실질적 협력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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