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경종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서구병)은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4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교통안전시설이 전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모 의원은 "일선 경찰서 승인 하에 설치된 시설을 본청이 뒤늦게 불법으로 규정해 국민 세금이 고철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 지자체가 어린이보호구역과 사고 위험 교차로에 설치한 스마트 교통안전 시스템이 경찰청 정책 혼선으로 무더기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게 모 의원의 설명이다.
모 의원이 경찰청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찰청은 같은 시설에 대해 승인–중단–불채택–철거 지시로 이어지는 상반된 행정 조치를 반복했다.
지자체들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를 확대했고 관할 경찰서들은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공문까지 보내며 사실상 설치를 승인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2024년 8월突, 전국 시·도 경찰청에 "통일된 규격을 제정 중"이라며 설치 중단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2025년 7월에는 "운전자 시선 분산 우려"를 이유로 표준 규격에서 불채택 결정을 내렸다.
경찰청은 그 다음날, 이미 설치된 시설을 「도로교통법」에 근거하지 않은 '불법 시설'로 규정하고 "신속 철거"를 지시하는 공문을 추가로 내려보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279개 시설을 설치하는 데 113억 7,200만 원이 쓰였다. 시설 1개당 평균 4천만 원가량이 투입된 셈이다.
경찰청이 철거 대상으로 분류한 전국 988개의 사업비를 동일 기준으로 추산하면 총 400억 원 이상이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모 의원은 "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간 소통 부재가 빚은 총체적 행정 실패"라며 "지자체는 신규 설치를 주저하고, 기존 시설도 철거를 검토해야 하는 처지"라고 비판했다.
또 "시설을 제작·설치한 중소업체들까지 어려움에 내몰리고 있다"며 "명확한 도입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표준 규격과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하겠다"고 답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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