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전면적인 규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가 사실상 차단되고, 주택 매수자는 최소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초강도 규제로 인해 이미 불안정했던 전월세 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고강도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까지 묶으면서 전세 공급이 사실상 전멸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 부담은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치닫는 중이다. 전문가들 또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에 전세난을 폭발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서울 전체를 허가구역으로 묶는 건 전례가 없는 조치"라며 "부작용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서는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542건으로 1년 전(3만1574건) 대비 2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강동구는 전세 물량이 78%나 급감해 불과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어 강북구(-65.3%), 광진구(-54.6%), 관악구(-48.6%), 노원구(-44.5%) 등 비강남권에서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사철을 맞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전세 품귀는 더욱 심각하다. 2000가구 이상 규모의 강서구 '우장산힐스테이트'와 성북구 '동아에코빌'은 각각 단 1건의 전세 매물만 남은 실정이다.
전세 매물 실종되면서 월세 급등으로 이어져
이 외에도 마포자이더센트리지, 도화현대1차, 노원 삼호4차 등 1000가구 안팎의 중대형 단지들 역시 계약 가능한 매물이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전세 만료를 앞둔 30대 가장 김모씨는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오히려 대출도 막히고 전세는 실종된 지경"이라며 "전세 매물이 너무 없어서 월세로 살거나 서울 외곽으로 나가야 될 것 같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는 곧바로 월세 급등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로 집계돼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금 동원력이 충분하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매수 대신 임차 시장에 남을 수밖에 없지만,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임차료 부담이 중산층과 서민층에 집중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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