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경기에서 심판의 미숙한 운영으로 이미 종료된 경기가 재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송두현(안산G스포츠클럽)은 지난 19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남자 18세 이하부 그레코로만형 60㎏급 준결승에서 이재윤(충북체고)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던 중 파울성 상황이 불거졌다.
경기 종료 36초 전 8대5로 앞서 있던 송두현은 공격 과정에서 상대의 눈 부위를 향한 ‘헤드버팅’ 동작이 나왔고, 부상 치료를 위해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치료가 끝난 뒤 충북 측은 기권 의사를 표시했고, 심판은 이재윤의 부상 기권패를 선언하며 경기를 종료했다. 그러나 이후 관람석에 있던 충북 관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본부 측은 두 선수를 다시 불러 경기를 속개시켰다.
공식 판정이나 비디오 판독 절차 없이, 관중석 항의에 따라 재경기가 이뤄진 셈이다. 긴 대기 끝에 재개된 경기에서 송두현은 리듬을 잃어 역전을 허용해 8대9로 패했고, 금메달을 고스란히 상대 선수에게 넘겨줬다.
이에 선수 측은 “절차가 무시된 채 경기 결과가 뒤집혔다”며 대한레슬링협회에 항의했고, 협회는 소청위원회를 열어 사건 경위를 검토했다.
선수 측은 “징계가 목적이 아니라 향후 동일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며 교육 강화와 절차 개선을 요구했다.
윤창희 경기도레슬링협회 사무국장은 “심판의 실수로 경기가 흔들린 것은 명백한 문제지만, 개별 심판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경기 심판위원장은 “이번 일은 전국체전 사상 처음 있는 사례로 심판들의 절차 숙지 미흡에서 비롯된 명백한 운영 미숙”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경기 종료 선언 전, 선수에게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절차를 생략하면서 혼선이 생겼다”며 “헤드 버팅에 대한 챌린지(비디오판독)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이후 심판장이 규정을 착각해 잘못된 종료 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심판위원회의 경기운영 절차상 미흡’으로 결론 내리고, 현장 심판진이 절차상 오류를 인정하며 ‘구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 지도자와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심판진은 재경기 과정의 부적절성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 의사를 밝혔다. 다만 징계 등 후속조치는 선수와 지도자 측이 원치 않아, 해당 사과를 끝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이번 사건은 전국체전 운영 전반의 신뢰성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경기 종료 선언 뒤 재경기가 열린 사례는 극히 드물며, 일선 체육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공정 경기의 기본이 무너진 일”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임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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