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주)=류정호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감독의 능력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수원FC와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 71을 기록, 같은 시각 안양종합운동장에서 FC안양에 1-4로 패한 2위(승점 55) 김천 상무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했다.
전북은 이번 우승으로 K리그 사상 최초로 10회 우승을 달성했다. 최다 우승 팀 2위인 성남FC(7회)와 격차는 3회로 벌어졌다. 또한 전북은 지난 2018년 32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한 이후 가장 빠른 조기 우승을 기록했다.
이는 거스 포옛 감독의 힘이 컸다. 전북은 지난 2021시즌 이후 줄곧 하락세를 탔다. 특히 2024시즌에는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의 지휘 아래 5라운드까지 2무 3패를 거두며 곤두박질쳤다. 그는 이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를 거쳐 ‘초보 사령탑’ 김두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반등에 실패한 전북은 결국 K리그1 10위(승점 42)에 그치며 구단 사상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게 됐다.
이후 전북은 포옛 감독을 선임하며 착실히 2025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10위 팀을 단숨에 우승으로 이끌면서 능력을 증명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포옛 감독은 “우승 소감을 전하기 전, 감사드릴 분들이 있다. 모기업은 현대자동차에 감사드린다. 또한 기회를 잡게 해주신 이도현 단장, 마이클 김 테크니컬 디렉터에게도 감사하다”며 “선수들뿐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일해 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다했기에 우승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 처음에 전북에 왔을 때부터 큰 환영을 보내주셨다. 이번 시즌 반등을 믿어주셨기에 이런 일을 이룰 수 있다. 팬들은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고, 오늘 밤은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가장 큰 감사 인사는 선수단에 전하고 싶다. 프리 시즌에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지난 시즌 어려웠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외국에서 온 코치진을 믿고 묵묵히 훈련을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포옛 감독은 “우승해서 기쁘다. 날아갈 것 같다. 2월쯤에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냐고 물어봤다면 불가능했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치진과 선수단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다. 또한 전북이라는 이름 아래에 정신적인 유대가 강했기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조기 우승은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단숨에 올라온 경우는 드물다. 이는 포옛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정말 큰 의미다. 시즌 개막 전에는 이 정도의 목표를 잡지 않았다”며 “처음 팀에 부임했을 때 파이널 A, 4위권 안에 들어갈 것을 요청받았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니 기세가 좋아졌지만 최근 몇 주간 밀렸다. 그러다보니 우승을 꼭 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선수단 내에 있던 것 같다”고 소회했다.
포옛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승의 소감을 미리 묻자 “오후 4시 이후에 답하겠다”며 웃었다. 경기 종료 후 해당 질문을 다시 한번 듣자 “안양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다시 한번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우리도 무조건 이겼어야 한다. 안양이 김천을 잡아줬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파이널 A에 돌입 전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압도적인 우승을 달성했지만, 물론 위기도 있었다. 포옛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TWO(ACLT)에서 탈락한 순간이었다. 더 잘할 수 있었다. 아쉬우면서 위기감을 느꼈다”며 “이전에는 말씀드리지 못했다. 특히 무패 기록을 이어 나가면서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제 신념을 버리고 선수 선택을 가져갔다. 이런 점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고의 선택으로는 “시즌 초반 안양, 대전 원정을 꼽고 싶다. 당시 선발 명단에서 6명을 바꿨고, 그 이후로 상승세를 탔다.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닌지 생각한다며 “지난해와 선수단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 힘든 시즌을 보낸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레벨을 끌어올린 것도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꼽았다.
전북은 12월 6일 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충분히 더블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포옛 감독은 “선수들이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최고의 경기를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부상 등 변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선수들이 나설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이널 A 선수단 운영으로는 “파이널A 돌입 후에는 특정 선수 3명 정도를 기용할 계획이다. 어떤 경기력을 보이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긴 포옛 감독은 현재 외국에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는 “저는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유럽의 시즌이 끝나는 6월에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들어온 제안은 없다.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이런 소문은 나올 수 있다. 몇몇 선수들은 좋은 제의를 받아 이적할 수도 있다. 최고의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옛 감독은 올 시즌 우승까지 오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선수로 박진섭을 꼽았다. 포옛 감독은 “박진섭은 첫날부터 우리 코치진을 믿어줬고, 주장으로서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줬다.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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