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정부가 세금과 고정비 부담이 엇갈리는 해외직구 시장의 불공정 구조 완화에 나섰지만 그 여파가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 균형 형성과 국내 기업의 입지를 위한 움직임이 오히려 가격 불안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현재 소액 수입 물품에 대한 면세 제도 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150달러 미만의 해외직구 물품은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돼 비교적 간편하게 해외 상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기준이 조정되면 통관 절차가 복잡해지고 소비자가 직접 신고와 세금을 납부하는 등 추가적인 절차가 발생한다.
최근 C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저가 상품 중심의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높은 고정비를 부담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하지만 과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실질적 부담은 결국 소비자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액 물품에 부과될 세액 자체는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거래가 누적되면 체감 지출이 늘어나거나 통관 과정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소비 자체가 위축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생활용품과 의류, 소형 전자기기 등 소액 품목을 중심으로 직구 이용이 활발한 만큼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과세 방안 마련이 아니라 소비 여건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 속도와 방식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택 폭이 줄어들 경우 시장 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구 물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비용 부담이 소비자와 납품업체로 옮겨가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납품업체는 관세 전가에 따른 단가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세금이 포함된 최종 결제 금액을 부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책 시행이 국내 기업 입지 강화와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소비자 이용률이 국내 플랫폼으로 옮겨져야 하지만, 플랫폼 거래 특성상 해외직구 이용자 상당수가 특정 플랫폼에 고정된 고객층이다. 비용이 일부 증가하더라도 이용 소비자가 익숙한 이용 환경과 접근 편의성을 포기한 채 주 사용 플랫폼을 바꿔야 하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소비가 국내 기업으로 옮겨가기보다는 기존 플랫폼을 유지한 채 추가 비용만 부담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맺은 것도 정책 시행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다수 품목에 최혜국 대우 수준의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정부가 면세 기준을 조정하더라도 시장 교정 효과는 물론 세수 확대에 있어서도 기대하는 바를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또 중국과의 통상 관계를 감안하면 관세 인상 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맞대응이 이뤄질 수 있어 수출 영역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도 뒤따른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로 해외 직구 수요가 국내 이커머스로 전환되기보다는, 소비 위축과 추가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이 일방적인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로 비칠 경우 국제 교역 질서 내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순한 과세 조정보다는 무역 환경 전반을 고려한 장기적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이 자칫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트럼프 정부의 방향성과 비슷하게 보여질 수도 있어 최악의 경우 보복성 조치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세 정책보다는 차라리 검역 절차를 강화해 국산 물품의 안정성을 돋보이게 하는 방향성의 정책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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