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화성] 김희준 기자= 6년 전만 해도 축구를 그만둘 생각이었던 김승건은 이제 K리그2에서도 최상급 골키퍼로 거듭났다.
김승건은 K리그에서 보기 드문 ‘육군 현역’ 선수다. 프로에서 뛰는 대부분 선수들은 상무팀에 입단해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군 복무를 하며 K리그 생활을 지속하거나, K4리그에서 뛰며 사회복무요원을 병행한다. 김승건은 2018년 K3리그 파주시민축구단에서 뛰기는 했지만 프로 선수는 아니었고, 계약을 마친 이듬해에는 축구선수의 꿈을 접은 채 육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김승건은 병장 만기전역 후 다시금 축구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2020년 독립구단으로 프로 선수들이 재기를 위해 찾는 걸로 유명한 양천TNT에 입단했고 서울중랑축구단, 양주시민축구단, 김해시청축구단을 거쳐 2024년 당시 K3리그에 있던 화성FC에 당도했다.
지난 11일 충북청주FC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김승건은 “군대를 갔을 때는 축구를 완전히 그만둔다고 생각하고 갔다. 그때는 그때의 삶을 살았다. 전역하고 뭘 해야 하지 생각했는데 후회 없이 축구를 한 번 더 해보고 싶었다. 그때까지는 축구를 후회 없이 해본 적이 없었다. 한번 부딪혀보자고 시작했는데 그런 마음가짐 덕에 쭉쭉 올라왔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화성에서도 주전으로 거듭난 김승건은 화성이 K리그2에 입성한 올 시즌에도 팀에 남아 변함없이 화성 골문을 지키고 있다.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의 세계에 적응했다. 4라운드 충북청주와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K리그2 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지금까지 4차례나 베스트 11에 포함됐다. 골키퍼로서는 K리그 베테랑 골키퍼인 전남드래곤즈 최봉진(5회) 다음으로 많다. 김승건의 실력이 그만큼 걸출함을 알 수 있다.
김승건은 11일 열린 충북청주와 경기에서도 화성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두 차례 상대 슈팅에 골망이 흔들리긴 했으나 슈팅 전 코너킥이 골라인을 넘어가거나 슈팅한 선수가 오프사이드였기에 득점은 아니었다. 상대 유효슈팅 2번도 안정적으로 방어하며 7경기 만의 무실점이자 올 시즌 7번째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김승건은 “오랜만의 무실점이라 기쁘다. 우리 팀은 항상 무실점을 갈구한다.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수비하고 단단해지려고 노력한 결과가 나와 기쁘다”라며 “골망이 흔들린 순간에는 덜컥하기도 했는데 끝난 일이다. 무슨 상황이 일어나든 끝나면 그 다음 걸 생각해야 한다”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 한 게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건은 선방도 좋지만 화성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상대가 아무리 전방압박을 강하게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공을 다루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제3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위험한 플레이지만, 공이 동료에게 방출만 된다면 상대를 유인해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영리한 플레이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강심장 비결을 묻자 김승건은 “나는 압박을 받는 걸 즐긴다. 내게 공격수가 달려들면 수적으로 우리가 한 명이 많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이용해서 잘해보려고 경기 전부터 상대가 어떻게 전방압박을 하는지 보고 생각을 많이 한다”라며 준비와 노력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올해가 첫 프로 무대인 김승건은 마찬가지로 프로구단이 처음인 차두리 감독, 유현욱 골키퍼 코치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김승건은 “골키퍼 코치님도 성인 무대 코치를 처음 하신다. 내 의견을 잘 받아주시고, 코치님 의견과 조율을 해나가며 합의점을 잘 찾는다”라며 “감독님은 골키퍼에게 파이팅과 자신감을 바라신다. 내가 초반에는 지금보다 자신감이 없었다. 경기를 뛰다 보니 파이팅도 생기고, 감독님이 제일 중요시하는 게 열정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열정이 더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는 게 가장 크다”라며 차 감독과 유 코치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승건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본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까지 올라왔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발전해 더 높은 무대에 오르기를 꿈꾼다. 차 감독이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내용도 당장의 성적보다 기량을 발전시켜 더 나은 선수가 돼 팀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김승건은 “누구나 하다 보면 성장을 한다. 그런데 지금에 만족을 하면 발전하지 못하고 멈출 수도 있다. 나는 지금껏 만족한 적이 없다. 아무리 완벽한 경기를 해도 아쉬운 점은 언제나 있다.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 한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만큼 남은 시즌 목표도 대단했다. 김승건은 “남은 경기가 5경기더라. 내 목표는 5승”이라며 웃은 뒤 “지고 싶은 경기가 어디 있겠나. 다 이겨보려는 거다.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할 거다. 지금 화성 팬들도 그렇다. 내가 골대 뒤에서 보면 확실히 초반보다 사람도 많아지고 열정도 커졌다. 그걸 보면서 우리도 힘을 얻는다”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승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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