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2004년 예술의전당 무대에 첫발을 디딘 뮤지컬 '맘마미아!'는 어느덧 21번째 시즌을 맞았다. 21년이면 성인이 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한국 뮤지컬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고, ‘맘마미아!’는 그 중심에 꾸준히 존재해 왔다. 누적 230만 관객, 전국 33개 지역 공연이라는 숫자는 한 편의 공연이 어떻게 세대를 잇고, 지역을 돌고, 시대를 통과하며 사랑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다.
‘맘마미아!’가 특별한 이유는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위에 흥겨운 무대를 얹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작품은 늘 당대의 한국 관객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초연 당시에는 ‘문화 사각지대’에 가까웠던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이끌었고, 이어지는 시즌마다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며 저변을 넓혀왔다. 공연예술이 언제나 젊고 신선한 감각만을 좇아야 한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맘마미아!’는 매 시즌 기품 있게 반박해왔다.
특히 배우 최정원이 쌓아올린 ‘도나 1,000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은 ‘맘마미아!’라는 무대가 단지 작품이 아닌,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인생의 한 장면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매 시즌 다양한 배우들이 교체되며 무대에 오르지만, 그 안에서 흐르는 정서는 언제나 ‘지금, 여기’의 감각에 맞닿아 있다. 그리하여 '맘마미아!'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하되, 그 안에 있는 진심은 결코 낡지 않는다.
2025년 시즌 서울 공연은 현재 91%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을 끝으로 서울 무대는 막을 내리지만, 곧이어 전국 13개 도시에서 투어가 이어진다. 지역 간 문화 격차와 접근성에 대한 고민이 여전한 지금, ‘맘마미아!’는 여전히 ‘찾아가는 공연’의 좋은 예가 된다. 의정부, 안성, 천안, 인천, 대구, 부산, 광주까지, 공연은 도시를 순례하며 누군가의 하루에 환한 조명을 비춘다.
뮤지컬은 결국 사람들이 만든다. 이야기의 울림도, 노래의 공명도, 무대의 감동도 사람의 손에서 시작된다. ‘맘마미아!’는 그 진리를 21년간 지켜온 작품이다. 오랜 시간 무대에 오르면 반복이라는 피로가 찾아올 법도 하지만, 이 작품은 매 공연마다 ‘오늘이 처음인 것처럼’ 관객과 만나왔다. 어쩌면 그 자세야말로 ‘롱런’의 가장 확실한 비결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맘마미아!'는 과거의 향수를 재현하는 공연이 아니다. 매 시즌 새롭게 변화하고, 새 얼굴들과 함께 무대 위의 호흡을 맞춰가며 현재형 콘텐츠로 진화해 왔다. 한국 뮤지컬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이 작품은 세대를 초월한 공감, 음악, 감동이라는 핵심 요소를 지키며 21년의 시간을 관통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도, 관객의 노래와 박수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 가을, 어느 도시든 ‘맘마미아!’가 찾아간다면 한 번쯤 발걸음을 옮겨보기를 권한다. 과거의 추억이든, 현재의 여유든, 혹은 기대하지 않았던 공감이든 무언가 하나쯤은 안고 돌아올 것이다. 노래가 끝나도 여운은 남고, 무대가 닫혀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기억은 그렇게, 노래를 타고 흐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