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서서히 짙어지는 10월 중순, 전국 산과 숲이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햇살은 낮고 따뜻하며, 바람은 서늘하다. 도시에서는 낙엽이 길가에 쌓이기 시작하고, 주말마다 단풍을 따라 떠나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산행이나 여행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공원이나 숲길에서 만나는 가을 풍경은 잠시 마음을 멈추게 한다.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약간 늦게 절정을 맞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단풍 절정은 10월 하순부터 11월 초 사이로 예상된다.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어우러지는 이 시기, 멀리 가지 않아도 수도권에서 충분히 아름다운 단풍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화담숲, 포천아트밸리, 서울대공원은 각각 다른 풍경과 매력을 지닌 대표 단풍 명소로 꼽힌다. 이번 가을, 단풍을 보며 걷기 좋은 이 세 곳을 차례로 살펴본다.
1. 화담숲
서울에서 40분 거리, 경기도 광주에 있는 화담숲은 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풍 명소다.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는 뜻으로, 사람과 자연이 교감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자연의 지형과 식생을 그대로 살려 조성된 덕분에 숲은 노고봉 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가을이 되면 단풍나무와 당단풍, 복자기 등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산 전체가 색의 파도로 덮인다. 산책로는 총 5km 구간으로, 휠체어나 유모차도 다닐 수 있게 완만하게 조성돼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과 1000그루의 자작나무가 줄지어 선 ‘자작나무 숲’이다. 하얀 나무줄기 사이로 붉은 단풍잎이 어우러지며 사진 명소로 꼽힌다. 250점의 분재가 전시된 분재원도 단풍철이면 색감이 한층 풍성해진다.
화담숲에는 480여 종의 단풍나무가 자란다. 햇빛이 낮게 비치는 오후에는 단풍잎이 반투명하게 빛나며 숲 전체가 붉은 유리 조명 아래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반딧불이, 원앙이 같은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라 숲속에서 다람쥐나 고슴도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을철 관람은 반드시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입장 인원을 시간대별로 제한해 현장 발권은 불가하다.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모노레일 탑승도 동일하게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모노레일을 타면 숲 전체가 내려다보이고, 단풍잎이 레일을 덮은 붉은 터널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10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가 절정기다. 아침엔 안개가 숲을 감싸고, 오후엔 햇살이 낙엽 위로 떨어진다.
2. 포천아트밸리
가을 햇살이 호수 위에 부서지면 포천아트밸리는 한 폭의 그림처럼 빛난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이면 에메랄드빛 천주호 수면 위로 단풍이 비치고, 깎아지른 화강암 절벽이 붉은색으로 물들어 마치 거대한 병풍 같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버려진 폐채석장이었다.
단풍철에는 절벽의 붉은 빛과 호수의 푸른빛이 어우러져 다른 계절보다 훨씬 강렬한 대비를 보여준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잎이 천주호 물 위로 떨어져 천천히 떠다니고, 해 질 무렵에는 절벽과 호수가 황금빛으로 변한다.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단풍잎을 비추면 바위 자체가 붉게 타오르는 듯 보인다.
특히 전망대는 단풍철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붉은 숲, 푸른 물, 회색 바위가 겹겹이 쌓여 있다. 한쪽에는 조각 작품들이 세워져 있고, 다른 쪽에서는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천문과학관도 놓치기 어렵다. 2014년 개관한 천문과학관에서는 밤하늘 별자리 관측 체험이 가능하다. 가을 단풍이 절정을 맞는 10월 말에는 낮에는 숲을 걷고, 밤에는 별을 보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단풍 구경을 마친 뒤에는 호수 아래쪽 카페 거리나 조각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절벽을 따라 이어진 길에는 예술가들의 설치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있고, 붉은 단풍이 그 배경이 되어 자연스러운 전시장이 된다.
3. 서울대공원
수도권 전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에 내리면 바로 닿는 서울대공원은 1984년 개장 이후 오랜 세월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해 왔다. 지금은 동물원, 식물원, 테마가든, 치유의 숲, 캠핑장,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까지 품은 종합 테마파크로 발전했다.
가을이 시작되면 서울대공원은 단풍빛으로 물든다. 동물원 입구부터 호수 둘레길까지 붉은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잎이 길게 이어지고, 호수에 비친 색이 겹겹이 번지며 가을 풍경을 완성한다. 단풍을 따라 걷기 좋은 코스는 대공원역에서 호수 둘레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걷는 내내 물빛과 나무빛이 섞여 흐르고, 바람이 잎 사이로 스칠 때마다 잔잔한 낙엽 소리가 들린다.
호수 너머로 이어진 테마가든은 꽃과 단풍이 함께 피어나는 곳이다. 장미원과 야생화 정원이 함께 펼쳐져 있고, 계절에 따라 다른 전시와 행사가 열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인근 어린이동물원에서 양, 사슴, 토끼 등과 교감할 수도 있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동물원 외곽을 따라 총 8km 길이로 이어지는 숲길에는 소나무, 신갈나무, 팥배나무 등이 어우러져 있다. 가을엔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며 숲 전체가 노란빛으로 변하고, 맨발 산책 구간에서는 흙길을 직접 밟으며 걸을 수 있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가 단풍 절정기다. 호수에 비친 단풍빛이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노을이 내리면 산책로가 금빛으로 물든다. 도심 가까이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곳, 서울대공원은 여전히 가을 산책의 정석으로 남아 있다.
단풍 명소 여행지 정보 총정리
1. 화담숲
- 운영시간: 매일 AM 09:00~PM 06:00
- 입장료: 성인: 11000원, 경로,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2. 포천아트밸리
- 운영시간: 월, 화, 수, 목요일 AM 09:00~PM 07:00, 금, 토요일 AM 09:00~PM 10:00, 일요일 AM 09:00~PM 08:00, 매달 첫번째 화요일 정기 휴무
-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1500원
3. 서울대공원
- 운영시간: 3~4월, 9~10월 AM 09:00~PM 06:00, 5~8월 AM 09:00~PM 07:00, 11~2월 AM 09:00~PM 05:00
- 입장료: 동물원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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