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꼰대의 책이야기] 박찬욱은 왜 봉준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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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꼰대의 책이야기] 박찬욱은 왜 봉준호를?

뉴스앤북 2025-10-16 11:04:43 신고

[뉴스앤북 = 뉴스앤북 ]

2025년 박찬욱 감독의 꿈은?

누군가는 이창동 감독처럼 국제영화제 수상을 발판으로 문화체육부장관이 되는 거라고도 말하고? 누군가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으로 이룬 성과를 넘어 국제영화제의 황제로 등극하길 원한다고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모든 걸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 최종현

영화 <어쩔수가없다> 의 원작은 에드거 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추리소설의 대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액스 The Ax}로 1997년 출간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던 수작이다.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던 1996년 미국 사회의 숨겨진 이면, 즉 사업장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정리해고를 당했던 수많은 노동자의 운명을 다룬 소설이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은 늘 마음속에 영화화하고자 했던 소설을 마침내 스크린에 올려놓았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

만수역의 이병헌이 영화 속에서 던진 이 대사는 흡사 박찬욱 감독의 영화인생을

말해주는 듯하다. 데뷔작 <달은 해가 꾸는 꿈> 의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한동안 영화현장과 떨어져 와신상담했던 감독의 처절한 인고의 시간이 담긴 의미심장한 메시지.

영화 <어쩔수가없다> 는 제지 전문가로 성공해서 아리따운 부인과 토끼 같은 두 아이와 반려견까지 둔 행복한 일상의 한 남자가 돌연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모든 걸 다 잃을 위기에 처한 만수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녹녹치 않은 현실 앞에 급기야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고,

결국 새로운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그의 경쟁자들을 하나, 둘씩 찾아가는데...

이 영화는 올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한국 언론에 알려졌지만 아쉽게도 실패하고 만다. 박찬욱 감독의 오늘을 만들어준 작품은 단연코 <공동경비구역;jsa> 와 <올드보이> 라고 생각하는데 두 작품 모두 원작을 토대로 박찬욱 감독의 천재성이 발휘된 웰메이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번 원작의 재해석은 왠지 호불호가 심하고 실패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액스'
'액스'

현재의 박찬욱 감독은 재취업에 성공해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위치라서 그런지 간절하고 절박하고 목마른 그 시절의 총기가 사라지고 다른 쪽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컬러는 분명 리얼리즘 베이스의 진정성이 가장 큰 무기였는데 영화는 화려한 명품으로 도배한 채, 감정이입이 들어갈 공간을 내주지 않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원작을 쓴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는 1993년생으로 범죄, 스릴러, 추리물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였으나 2008년 향년 75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과연, 그가 살아서 심사를 하는 입장이라면 같은 원작 두 개의 영화에 대한 심사평은 어땠을까?

그리스 출신의 거장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가 2006년 만든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혹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중 어느 작품의 손을 들어주었을까?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영화는 종합예술이지만 동시에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다. 그래서일까? 올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가 부분경쟁을 도입했다. 우리는 <기생충> 을 통해 칸느, 아카데미를 비롯해 전 세계 최고의 영화상을 휩쓸고 상업적으로도 천만 영화를 찍은 봉준호 감독을 최고로 평가한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이 <어쩔수가없다> 를 통해 <기생충> 에 도전장을 던진 느낌을 받았다.

정정당당히 작품으로 후배를 앞서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드러난...

“미안합니다.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 <어쩔수가없다> 대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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