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전통의 숨결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예술축제가 열린다.
성북연극협회는 오는 25일 '아파트 속 국악예술축제_Live in Town'을 개최한다. 축제는 서울시 2025년 민간국악행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일상 속 공간에서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예술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지역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번 축제는 그동안 ‘찾아가는 공연’이 주로 노인복지시설이나 어린이집 등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되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생활의 터전인 아파트 단지라는 열린 무대를 통해 공연 예술이 주민들 가까이 다가가고, 관객은 수동적인 관람객이 아닌 축제의 한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다소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아파트 공간이 예술로 인해 따뜻하게 물들고, 공동체의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드는 무대가 되는 것이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국악을 중심으로 한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해설이 곁들여진 대금과 거문고 연주로 구성된 "아는 만큼 들려요", 판소리의 정수를 들려주는 "소리 꽃 필 무렵", 1인극 형식의 오브제 음악극 "곁에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국악콘서트 "Hi! 덩기덕!" 등 총 네 팀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결의 전통 예술을 선보인다. 각 공연은 해설과 참여를 통해 관객의 이해를 돕고, 소통하는 무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선다. 특히 가야금, 대금, 거문고 같은 전통악기의 선율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후 6시부터는 메인 공연이 이어진다. 명품극단의 뮤지컬 "신덕왕후의 꿈"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비였던 신덕왕후의 삶을 조명하며, 역사 속에서 잊힌 여성의 목소리를 복원한다. 성리학자 송시열이 내레이터로 등장해 과거의 부당한 폐위를 바로잡으려는 과정을 그리는 이 작품은, 역사와 연극이 만나는 지점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이어지는 다올소리의 "제주음악여행"은 제주 전통민요와 창작곡이 어우러진 국악콘서트로, 바람과 파도가 깃든 섬의 리듬을 도시 속 아파트에 불어넣는다. 관객은 어느새 낯선 듯 익숙한 제주 사운드에 이끌려, 가을밤의 여유를 만끽하게 된다.
성북연극협회는 2013년에 발족한 이후, 성북구 예술인들의 창작 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예술인이 활동하는 지역답게, 성북은 도시 속 예술 실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번 "아파트 속 국악예술축제"는 그 흐름을 더욱 구체화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예술과 공동체가 만나는 방식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해답을 생활 공간 안에서 찾으려는 노력은 단순한 행사 개최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아파트 속 국악예술축제_Live in Town'는 공연을 ‘보는 것’에민 머물지 않는다. 주민들과 예술인이 함께 호흡하고,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이 행사는, 도시 일상의 문화복지로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파트 한복판에서 울리는 국악의 소리, 연극적 서사의 울림, 그리고 주민들의 웃음은 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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