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디자인 방향을 전면 수정한다. 기존 EQ 시리즈의 실험적 디자인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가 거의 동일한 외관을 공유하는 전략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와 구분되는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제 그 흐름이 끝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초기 전기차 구매자들이 “눈에 띄는 디자인”을 원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 결과, EQS·EQC·EQE 같은 모델들은 기존 GLC나 E클래스와 전혀 다른 곡선형 ‘젤리빈(계란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디자인 총괄 고든 바그너(Gorden Wagener)는 올해 초 “EQS의 유선형 디자인은 의도적이며 진보적이었다”고 밝히면서도 “시기적으로는 10년 정도 앞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제 시장 상황은 달라졌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 마르쿠스 셰퍼(Markus Schäfer)는 “초기 전기차 구매자들은 ‘남들과 다름’을 원했지만, 이제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기존 차량과 같은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파워트레인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같은 형태의 차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공개된 순수 전기 SUV ‘GLC’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모델은 판매 부진을 겪은 EQC의 후속으로, 내연기관 버전 GLC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을 갖췄다. 새로 공개된 CLA 역시 전기·내연기관 구분 없이 동일한 외관을 적용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자인 통합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플랫폼은 별도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셰퍼 CTO는 “외관과 인공지능 시스템(MB.UX)은 동일하지만, 플랫폼은 달라야 한다”며 “서로 다른 구동계를 하나의 플랫폼에 맞추면 결국 성능과 효율 면에서 타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6기통·8기통 엔진부터 하이브리드까지 모두 수용하려면 배터리 공간이 줄어들고 주행거리가 감소한다”며 “우리는 타협하지 않는 완전한 전기차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차세대 C클래스에도 이어진다. 전기 버전 C클래스는 800V 아키텍처와 94kWh 배터리를 탑재한 MB.EA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이미 올해 초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으며, 2026년 공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디자인 방향 전환을 통해 “전기차는 더 이상 낯설고 실험적인 미래의 차가 아닌, 일상의 선택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봉수 기자 bbongs14@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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