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대통령실이 여당의 개혁 추진 방식을 두고 연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여당은 이전보다 차분한 방식을 택하겠다는 기류를 보이면서도 개혁의 속도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3대 개혁 완수까지 대통령실과 여당 간 긴장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은 '조희대 청문회' 등으로 사법부를 압박하는 여당을 향해 자제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인식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4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수술대 위로 살살 꼬셔서, 마취도 살짝하고 잠들었다가 일어났는데 '아 배를 갈랐나보다. 혹을 뗐네' 생각하게 만드는 게 개혁이어야 한다고 대통령은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개혁이 좌초되지 않고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개혁이 그렇게 돼야 저항도 줄고, 저항이 줄어야 성공한다"며 "과거에 우리가 숫자가 많고 여당이어서 하려고 했던 숱한 과제들이 안 된 것을 보면 다 이유,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개혁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개혁되니 좋더라' '개혁되니 나라가 더 살만해졌더라'라고 결괏값으로 와야 한다"며 "밖에 나가서 떠들고 있는 정치세력에 (대해서도) '더 좋은 삶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국민이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역시 개혁의 필요성과 함께 정교한 추진을 주문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구더기가 싫다고 장독을 없애면 되겠나. 장은 먹어야지"라고 했다.
이어 "보완수사 문제나 그런 측면에서 진실을 발견하고 죄 지은 자는 처벌 받고 죄 안 지은 사람은 억울하게 처벌받는 일이 생기지 않게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고 제도와 장치는 거기에 맞게 배치하면 된다"며 "1년도 사실 짧다. 조직하고 분석하고 제도 만들고 공간 구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 어쨌든 1년 안에 해내야 한다"고 했다.
우상호 "당 개혁 방향엔 공감하지만 속도·온도차 있어...전폭적 지지 받아야"
우상호 정무수석도 '조용한 개혁'을 거듭 당부했다. 우 수석은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개혁 방향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 차이가 있을 때가 있다"며 "이로 인한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앞으로 여당과 대통령실이 협력해 개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접근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지금 민심은) '여권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세상이 조금 시끄럽다'는 게 총평으로 보인다. 시끄럽지 않게 개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 논란과 관련해선 "사법부의 행위에 대해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면서도 "방법은 지혜로웠으면 좋겠다. 마치 복수하고 보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잊지 말자 조희대의 난"..."당정대 원팀·원보이스"
이에 여당은 개혁 속도는 유지하되, 추진 방식은 이전보다 다소 유연하게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 수석의 발언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기하자 조희대의 난, 잊지 말자 사법개혁"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점을 상기시키며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상기하자 검찰만행, 잊지 말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글도 올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휴 전 약속드린 대로 사법개혁안 가짜 조작정보 근절 대책도 차질 없이 발표하겠다. 약속한 개혁 시간표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추진하겠다"며 신속한 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지속적인 요구를 의식한 듯 "당정대는 내란청산·민생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팀·원보이스로 국민이 오케이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증인채택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 수석이 개혁의 속도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개혁을 하되 조용한 개혁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언급했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연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에 관한 민심에 대해 "청산과 개혁을 담대하게 추진하라, 청산과 개혁을 조용하게 추진하라(고 했다)"며 "언뜻 보면 서로 대립하는 말 같지만, 청산과 개혁을 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의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개혁의 방향과 목표 지점을 정확히 하면서도 국민께서 피로감을 느끼시지 않고 정권 교체의 효용성을 체감할 수 있게 분명히 하겠다"며 "청산과 개혁을 담대하게 추진하되, 국민의 목소리에 발을 딛고 민생을 챙겨가며 연내에 신속하게 (개혁 과제를)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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