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용한 연휴’ 기점으로 국정 리듬 다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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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용한 연휴’ 기점으로 국정 리듬 다시 탄다

직썰 2025-10-06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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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취임 후 첫 명절을 맞아 국민과 동포들에게 보내는 명절 인사 영상을 공개했다. [KTV 영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취임 후 첫 명절을 맞아 국민과 동포들에게 보내는 명절 인사 영상을 공개했다. [KTV 영상 갈무리]

[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추석 연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그는 국정의 리듬을 ‘민생’ 중심으로 다시 조정하며, 정책 전반의 속도와 방향을 재설계하는 ‘리셋의 시간’으로 연휴를 활용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유와 유머가 섞인 한가로운 연휴 행보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경제·외교·협치라는 세 축을 하나의 작동 시스템으로 재배열하려는 전략적 구상이 깔려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이번 연휴를 “정책 리듬을 새로 짜는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단기 현안 점검을 넘어 국정 시스템의 구조적 작동 방식 자체를 재정비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즉, ‘민생 회복’이라는 구호를 넘어, 정책 설계의 축을 생활경제 중심으로 옮기고 외교·협치 축과 유기적으로 맞물리게 하려는 시도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유머 속 리더십, ‘항상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지난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샌드위치데이(10월 10일)에 연차를 내겠다”는 농담으로 회의장을 웃게 했다가 곧바로 “공직자에게 휴일이 어디 있느냐. 24시간 일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짧은 유머였지만, 공직 리더십의 방향이 분명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재명식 유머는 근면함에 유연함을 더하는 완충 장치이자, 공직 사회의 긴장과 책임을 유지시키는 신호로 작동한다. 지지층에는 성실한 지도자 이미지를, 중도층에는 실용적 리더십을, 관료 조직에는 ‘멈추지 않는 국정 시스템’을 각인시킨다.

다만 ‘항상 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항상 작동하는 정부’로 제도화하지 못한다면, 이 리듬은 피로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메시지로만 남지 않으려면, 이를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구조 설계가 필수적이다.

◇생활 중심으로 전환된 민생 행보

이 대통령은 4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한복 차림으로 추석 인사를 전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단한 삶의 부담을 덜고 모두의 살림살이가 풍족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명절 인사가 아니라 정책 기조 전환의 신호였다.

실제 연휴 첫날, 대통령은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을 위로하고 아동양육시설과 전통시장, 지역 경찰서를 차례로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응급의료·보육·전통시장·치안 등 생활 현장 중심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연휴를 ‘민생 현장 점검 기간’으로 설정하며, 생활경제의 실질 회복을 국정 리듬의 중심에 두는 전략적 행보였다.

김 여사의 “둥근 달빛이 모든 가정을 비추길 바란다”는 메시지는 부부의 동반 행보와 맞물려 공감·연대·생활경제 회복의 상징으로 이어졌다.

◇조용한 연휴 뒤, 드러난 통제의 한계

그러나 연휴 직전 대통령실의 인사 발표는 ‘조용한 리듬’ 속 권력 구조의 불협화음을 드러냈다.

9월 29일 오후 3시, 대통령실은 “총무비서관 김현지를 제1부속실장으로 보직 변경한다”는 짧은 공지를 냈다.

단 한 줄의 인사가 권력 내부의 긴장을 드러냈다.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해도 김현지는 국감 증인 채택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출석 의무가 있는 자리를 벗어나면서 “국감 회피용 인사”라는 논란이 번졌고, 여당 내부에서도 “참모 인사 하나가 정권의 불안감으로 읽히는 건 부담”이라는 말이 나왔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준비된 인사였다”고 해명했지만, 시점의 미묘한 겹침이 불신을 자초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성남라인 내부 순환 인사”로 해석했고, 권력의 비공식 정보 흐름이 기록되지 않은 채 구두로만 작동하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인사 논란이 아니라, ‘비선 통제’의 한계와 대통령실 시스템의 불투명성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으로 남았다.

◇‘투명성 과시’와 ‘비기록 통제’의 역설

김현지 논란이 한창이던 9월 23일,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을 공개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한 조치”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투명성 과시용 공개’로 봤다.

문제의 핵심은 구조였다. 주요 지시와 보고가 여전히 구두·전화 중심으로 이뤄지고, 공식 기록이 남지 않는 비기록 통제 체계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통제가 없는 게 아니라, ‘기록되지 않는 통제’가 작동하는 구조였다.

이런 구조는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하고, 권력의 블랙박스를 만든다. 여야는 비서진 국감 출석 의무 명문화, 보고 체계 전자화 등을 논의 중이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기록이 늘수록 통제는 강화되지만 권력은 그 틈을 피해 이동한다”는 현실론이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비기록 통제’와 ‘시스템 리더십’은 같은 공간 안에서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추석 이후, 국정 리듬은 외교와 협치로 확장된다

정부는 코스피 3500 돌파를 ‘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며, 임금상승률·고용률·소매판매액 등 생활경제 지표의 정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관리가 아니라, 국민 체감 중심의 정책 구조 전환을 의미한다.

대외적으로는 한·미 관세 협상을 APEC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타결의 물꼬를 트려는 전략이 추진 중이다.

‘관세 인하–공급망 조정–물가 관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민생 중심 외교를 실현하려는 구상이다.

정치권도 연휴 이후 여야 대표 회동을 추진하며, 복지·의료·예산 등 비정쟁 의제를 중심으로 협치 복원 모델을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협치도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는 실무 기류가 감지된다.

◇기록의 리더십, 조용한 권력의 미래

이번 연휴는 유머로 긴장을 완화하고, 민생으로 리듬을 낮추며, 외교와 협치로 국정의 방향을 조정하는 시간으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김현지 인사 논란은 권력의 기록 시스템 부재가 어떤 균열을 낳는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한 ‘항상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려면, 통제를 기록으로 전환하고 신뢰를 구조로 설계하는 일이 필요하다.

조용한 리듬이 일시적 숨 고르기로 끝날지, 아니면 권력의 투명성을 재설계하는 전환점이 될지는 이제 기록이 증명할 것이다.

한국 정치가 ‘비선 통제’의 시대를 넘어 ‘기록의 시대’로 이동할 수 있을까, 그 시험대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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