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4.토요일]
바야흐로 태상 이공이 대륙의 서쪽 군주들과 회합을 마치고 대명천지(大明天地)로 귀환하던 때였다. 이공의 부인, 김태부인(金太夫人)과 함께, 백성과의 교감을 꾀하고 대국의 위용을 드높이고자 '제왕의 부엌'이라는 오락성 공개 행사를 기획하였으니 , 그 의도는 비록 좋았으나 천기(天機)가 심히 불길하였다.
서기(西紀) 2025년 9월26일 해질 녘, 태상 이공이 막 순방길에서 돌아온 바로 그 시각 , 나라의 근간이 되는 태전(泰殿) 국정자원(國政資源)의 핵심 시설에 돌연 대화재(大火災)가 발생하였다. 이 화재로 국가의 전산망(電算網)이 마비되었고, 모든 행정 체계가 혼란에 빠졌으니 , 이는 단순히 창고가 불탄 것이 아니라, 대국의 신경망이 끊어진 것과 같았다.
화재는 스무 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진화되었으나 (9월 27일 오후 6시 완진) , 이미 백성들의 고통은 하늘을 찔렀으며, 군무(軍務)를 책임진 관리들은 밤낮없이 복구에 매달려야 했다.
잃어버린 사십팔 시진(時辰)과 제왕의 부엌
야당(野黨) 진영의 용장(勇將)인 주진우 의원 이 가장 먼저 이공의 행보에 의혹의 창을 겨누었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지 이틀 동안 태상은 어디에 계셨는가? 이는 '실추된 사십팔 시진(時辰)'이라!"
실로 이공은 귀국 직후 상황을 보고받고 27일에는 중대본 회의를 지시하였으나 , 28일 정오에 가까워진 시각(오전 10시 50분)에야 비로소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였다. 문제는 바로 이 회의를 마친 9월 28일 오후에 터졌다.
온 나라의 전산망이 복구되지 않아 백성들이 불편을 겪고 , 충성스러운 군무관(軍務官)들이 목숨을 걸고 시스템을 되살리던 바로 그 순간, 태상 이공과 김태부인은 '제왕의 부엌'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녹화에 임하고 있었던 것이다. 녹화가 끝난 후에야 이공은 다시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였으니 , 이는 중대한 위기 수습의 핵심 시각을, 어전의 오락 행사에 할애한 꼴이 되었다.
주진우 의원은 "경찰 인력까지 대규모로 동원된 이 예능 촬영이 어찌 화재 복구 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단 말인가? 공무원들이 밤샘 복구하는 동안, 태상은 예능에 나와 웃고 떠들었다면, 이는 국민 모독(國民侮辱)이며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하였다.
충신(忠臣)의 투신과 비보의 파장
이 비판의 파장을 극대화시킨 것은 한 충신(忠臣)의 비극이었다. 국가 전산망 복구 업무를 담당하던 행정안전부 소속의 한 군무관이 안타깝게도 투신하여 목숨을 잃었으니 , 온 백성이 슬픔에 잠겼다.
야당 진영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태상 이공의 가벼운 행보와 즉각적으로 연결하였다.
"국가적 재난 복구에 헌신하던 군무관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는데 , 그 시간 태상은 예능프로를 촬영하며 즐겼단 말인가!"
이로 인해 논란은 단순한 '일정의 부적절성'을 넘어, '지도자의 공감 능력과 도덕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변질되었고, 이공을 향한 도덕적 공세는 막을 수 없는 강물이 되었다.
대변인의 거짓 브리핑과 신뢰의 붕괴
태상 이공의 홍보수석실에 자리한 강유정 대변인은 이 의혹을 진압하고자 나섰으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그녀는 주진우 의원의 주장을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 단언하며, 감히 진실을 입 밖에 낸 자에게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천하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태상실은 결국 진실을 은폐할 수 없었다. 뒤이어 김남준 대변인이 나서서 "제왕의 부엌 예능 녹화가 "화재 발생 이후인 9월 28일 오후"에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라고 시인하고 말았다.
이로써 강유정 대변인의 초기 발표는 '눈속임 브리핑'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 야당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했음이 입증되었다. 이공 진영은 비단 '부적절한 시점 선택'이라는 과실을 저지른 데 이어, '사실을 은폐하고 법적 조치를 위협했다'는 신뢰성의 붕괴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다.
분노한 주진우 의원은 "허위 브리핑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 대변인을 형사 고발(刑事告發)하겠다고 선언하며 , 이 논란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사법적 다툼으로까지 확전되었다.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일반 백성들까지도 "불필요한 소모전을 끝내려면 촬영일과 촬영 시간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제작사와 관계기관에 공개 성명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후일담: 연기된 잔치와 민심의 이반
결국 태상 이공은 거세지는 민심의 파고를 피할 수 없었다. 태상실은 JTBC에 "백성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해당 방송분의 방영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 JTBC는 이를 수용하였다.
이 연기 요청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곧 태상 이공 스스로가 시점 선택의 부적절함을 사실상 인정한 행위로 해석되니 , 초기 강경하게 부인했던 대변인들의 모든 논리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태상 이공은 이로써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위기 수습의 효율성'을 입증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회의는 주재했다') , '국민과의 공감(共感)'이라는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에서 치명적인 오판을 남긴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민심을 잃는 것은, 수백만의 군사를 잃는 것보다 더 큰 패착이니, 이공의 행보는 향후 역사의 큰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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