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가족이 모이고, 마음을 나누며, 조상께 예를 올리는 이 특별한 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정성’이다.
정성이 깃든 명절 음식 뒤편엔, 바쁜 현대인을 대신해 묵묵히 수고를 감내하는 숨은 기술자들이 있다. EBS1 '극한직업 – 명절의 기술자들'은 이들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하루를 조명한다.
■ 17년 경력의 ‘차례상 전문가’, 불 앞의 하루
전라북도 전주의 한 제사 음식 대행업체. 이곳은 무려 17년간 전통 방식 그대로 30여 가지의 제사 음식을 만들어온 전문 업체다. 전, 찜, 탕, 나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식은 당일 새벽부터 손수 준비된다.
뜨거운 기름 앞에서 하루 종일 전을 부치고, 생선을 손질하며, 동그랑땡 반죽을 만들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손길.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차례상을 준비하는 이들의 이마엔 땀이 흐르고, 눈빛엔 자부심이 서려 있다.
절기마다 반복되는 고된 작업이지만, "차례상은 마음으로 차리는 것"이라는 이들의 말에서 진정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 하루 2톤, 송편을 손으로 빚는 이유
강원도 양구의 한 떡방앗간은 추석이 가까워지면 말 그대로 ‘분주함’ 그 자체다. 한 달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송편을 빚는다. 놀라운 건, 이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빚어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성과 모양, 맛은 손에서 나옵니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양구 고지대에서 자란 수리취로 만든 ‘수리취 인절미’. 새벽 다섯 시, 향긋한 수리취를 씻고 삶고, 찧고, 치대는 전통 방식은 눈앞에서 전통의 무게감을 실감케 한다. 기계화의 흐름 속에서도 손맛을 고수하는 이들에게선 음식 이상의 철학이 느껴진다.
■ 연 매출 2억 원, 그러나 여전히 손이 먼저다...강릉의 한과 장인들
강원도 강릉, 한적한 시골 마을의 한과 공장이 명절을 앞두고 활기를 띤다. 이 공장의 명절 한과 매출은 2억 원을 넘긴다. 그러나 여전히 이곳의 작업자들은 기름 솥 앞에서 산자와 유과를 튀기고, 조청과 튀밥을 손수 바르는 수작업을 고집한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사장이 직접 개발한 약과. 숙련된 손놀림으로 2시간 만에 3,500개를 만들어내는 작업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인의 품격’을 실감케 한다.
포장도 마찬가지. 선물용 보자기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포장하며, 전국으로 보내질 그 순간까지 정성을 멈추지 않는다. 한과가 단지 과자가 아니라 ‘문화의 일부’임을 증명하는 장면이다.
'극한직업 – 명절의 기술자들'은 단순한 노동의 기록을 넘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수고의 가치’를 일깨운다.
화려한 명절의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결같은 손길로 음식을 만들고, 전통을 지키며, 우리의 식탁을 채워주는 이들. 그들은 단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명절을 잇고, 문화를 이어간다. 4일 밤 9시 방송.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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