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GPONG] Project10 : 결함과 애착 사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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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PONG] Project10 : 결함과 애착 사이②

문화매거진 2025-10-04 14:00: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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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PONG] Project10 : 결함과 애착 사이①에 이어 
 

▲ Sitting Woman with Legs Drawn Up 1917 by Egon Schiele
▲ Sitting Woman with Legs Drawn Up 1917 by Egon Schiele


쉴레의 드로잉을 오래 보고 있으면, 선이 마치 덜 마른 상처처럼 느껴집니다. 매끈하게 정리되지 않고, 인체의 불안과 욕망을 그대로 긁어내듯 남아 있지요. 그 불편한 아름다움은 작품만의 것이지만, 동시에 작가의 삶과도 겹쳐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불편한 감각이 ‘길티클럽’의 공기와 닮아 있었습니다. 애착과 결함이 함께 놓였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사이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지요

쉴레의 그림을 생각하면 ‘길티클럽’에서 마주한 고민이 다시 떠오릅니다. 어떤 대상을 끝까지 좋아할 수 있을까, 아니면 결함을 알게 된 순간 거리를 두어야 할까. 작품의 힘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힘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불편한 진실을 함께 끌어안는 일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읽으며 작품과 윤리 사이에서 어디까지 머무를 수 있을지 자꾸 되묻게 됩니다.

저는 이런 문제를 단순히 ‘예술가의 윤리’라는 틀로만 보지 않고, 우리 일상의 모습으로도 옮겨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직장에서, 관계 속에서, 혹은 좋아하는 음악가나 배우를 대할 때도 우리는 비슷한 딜레마를 겪습니다. 결함을 외면한 채 좋아할 수 있을까? 아니면 결함을 알면서도 작품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때로는 불가능한 질문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한 번의 큰 결단이 아니라, 작은 타협 앞에서 우리가 매번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점일 겁니다.

지금도 음악이나 영화, 미술을 둘러싼 장에서 비슷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작품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도 진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윤리적 불편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혼모노’가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경계 위에서 계속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정답을 주기보다는, 각자가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 드러내게 만드는 방식으로요.

이 책은 그런 장면들을 우리 앞에 자꾸 펼쳐놓습니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대답을 낼 수밖에 없겠지요. 그것이야말로 ‘혼모노’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진짜/가짜라는 큰 틀을 두고 거창하게 이야기하기보다, 각 단편이 던지는 개별적인 질문들을 우리가 어떻게 받는지 나누는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H는 어떤 단편에서 출발할지 궁금합니다. 서로 다른 편에서 시작하면 대화는 더 흥미로워질 테니까요. 그리고 이번에는 H가 어떤 미술 작품을 꺼낼지도 기다려집니다.

그럼 H의 첫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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