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야채칸에서 쭈글쭈글해진 풋고추를 발견하면 대부분은 상했다며 그대로 버리곤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상태의 풋고추는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하면 오히려 더 맛있어지는 식재료다. 약간만 손질해주면 밥반찬은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감칠맛 나는 요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
고추 자료사진 / Pablo Merat-shutterstock.com
풋고추가 쭈글해졌다고 무조건 상한 것은 아니다. 표면이 마르고 주름졌더라도 색이 짙고 곰팡이나 물러짐이 없다면 여전히 사용 가능하다. 오히려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고추 특유의 향과 맛이 진해지고, 껍질이 부드러워져 씹는 식감이 더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고추의 매운 맛과 아린 향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쭈글해진 풋고추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살살 구워주기만 해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겉면이 약간 터지면서 안쪽까지 익어가는데, 이때 자연스러운 단맛과 고소한 풍미가 올라온다. 구운 뒤 간장 한 숟갈과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간단히 조리하면 밥도둑 고추조림이 완성된다. 쭈글해진 풋고추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간장 양념과 잘 어우러져 생고추로는 느낄 수 없는 별미가 된다.
된장고추무침 자료사진 / SEUNGJUN OH-shutterstock.com
쭈글해진 풋고추는 조리하지 않고 된장에 무쳐도 훌륭하다. 한입 크기로 썬 풋고추에 된장, 참기름, 마늘,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짭짤하고 고소한 된장무침이 완성된다. 고추의 풋내가 줄어들어 날것 그대로 먹어도 부담이 없고, 짜지 않게만 간을 조절하면 밥에 쓱쓱 비벼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는 훌륭한 반찬이다. 시간이 부족한 날, 반찬 하나로도 충분한 만족을 주는 레시피다.
이미 쭈글해진 풋고추는 차라리 더 말려서 저장용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햇볕에 하루나 이틀 정도 더 말리면 수분이 완전히 빠져 장기 보관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말린 고추는 찌개나 국에 넣어도 좋고,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 고추칩처럼 먹어도 별미다. 냉장고에서 버릴 뻔한 재료가 정성을 조금만 더 들이면 훨씬 활용도 높은 식재료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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