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샌드위치 데이(10월 10일)에 연차를 내겠다”는 농담을 건넸다. 이내 “공직자가 휴일이 어디 있느냐, 24시간 일하는 것”이라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생활감각에서 비롯된 한마디였지만, 일과 휴식의 경계를 허물며 상시 가동 리더십을 드러낸 장면으로 해석됐다.
같은 날 국내 증시는 장중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3일,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들을 만나 “이산가족 문제는 생사 확인과 편지 교환부터 시작하자”는 구체적 제안을 내놨다. 생활 유머, 인도적 교류, 시장 신뢰라는 세 축을 한데 묶어내며 국정 동력과 외교 레버리지를 동시에 겨냥한 포석이 부각됐다.
◇유머 속의 상시 리더십
“공직자는 24시간 일하는 것”이라는 발언은 자칫 과중한 책임을 강조하는 듯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유머로 풀어낸 방식은 ‘일중독’ 이미지를 완충하면서도 긴장감을 상시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정치적 함의는 다층적이다. 지지층에는 책임감의 메시지로, 중도층에는 워라밸 감각을 잃지 않는 지도자의 이미지로, 관료조직에는 연휴에도 태세를 늦추지 말라는 신호로 작용했다.
다만 현대적 리더십의 기준에서 보면 ‘쉬는 것도 능력’이라는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업무 인수인계와 대기 프로토콜을 제도화하지 못한다면, 상시 근무의 미덕화가 곧 과로 정당화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산가족 교류, 낮은 문턱에서 출발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이 대통령은 대규모 상봉 대신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을 우선 제안했다. 정치적 부담을 낮추면서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현실적 접근이라는 평가다.
통일부·대한적십자사·지자체가 합동 실무반을 꾸려 명부를 정비하고, 표준 양식과 처리 기한을 마련하는 작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우편·영상편지를 병행하고, 고령자를 위해 이동식 상담소를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개인정보 보호와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남북 간 절차를 대칭적으로 맞추고, 제3자 검증 라인을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고령 이산가족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 가능한 것부터”라는 접근은 정책적 당위성과 도덕적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코스피 3500, 시장 신뢰의 번역
2일 장중 코스피 3500선 돌파는 단순한 지수 이상의 상징성을 담았다. 이를 생활 지표와 연결해 국민이 체감하도록 한다면, 증시 성과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인식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임금상승률 3% 회복, 청년 고용률 개선, 소매판매액 반등 같은 지표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시장지표와 생활지표의 괴리를 줄이고,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효과다.
대외적으로는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3500 돌파는 견조한 내수와 안정적 거시 여건의 결과”라는 메시지를 부각시켜 공급망·디지털·에너지 전환 등 다자 의제를 주도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나 시장 왜곡 대응 같은 제도적 장치가 가동되지 않는다면, 낙관적 지표가 오히려 정책 신뢰를 해치는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성과로 입증될 국정 포석
이번 메시지는 생활 유머에서 출발한 상시 리더십, 낮은 문턱의 이산가족 교류, 증시 성과의 정책·외교적 번역이라는 세 층위를 동시에 엮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국정 동력으로 이어지려면 성과로 입증돼야 한다.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재개 같은 인도적 진전, 임금·고용·내수 지표 개선 같은 생활지표 회복, APEC 무대에서의 의제 주도 성과가 그 기준점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유머 한 마디에서 출발한 메시지가 국정과 외교, 시장을 관통하는 서사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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