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폭싹 속았수다' 광례 잊어주길"…'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찬란한 봄보다 '겨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NC인터뷰] "'폭싹 속았수다' 광례 잊어주길"…'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찬란한 봄보다 '겨울'

뉴스컬처 2025-10-02 15:02:25 신고

3줄요약
영화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사진=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사진=CJ ENM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2년 연속 백상예술대상 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유수의 시상식에서 연기상 트로피를 휩쓸었다. 현시대 최고 여배우임에 틀림없다. 올해는 상반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속았수다'에서 '광례'역으로 열연해 전 세계 시청자를 울렸고, 하반기에는 박찬욱 감독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아라' 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극과 극 캐릭터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작품마다 신스틸러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염혜란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염혜란을 만났다. '어쩔수가없다'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염혜란은 극 중 '범모'(이성민)의 아내 '아라' 역으로 열연했다. 반복되는 오디션 낙방에도 자신감과 낭만을 잃지 않는 '아라'는 예술가적 기질을 지닌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다. 염혜란은 실직 후 시들어가는 '범모'에게 실망하면서도, 한때 사랑했던 남편의 열정적인 모습을 그리워하는 '아라'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내며 또 한 번 '호평'을 받았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입을 통해 염혜란의 캐스팅 배경이 전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박 감독이 한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마스크걸'로 조연상을 받은 염혜란을 처음 보곤, 섹시하고 재치 있는 모습에 반했다는 것. 

이날 염혜란은 "시싱식 이후 감독님이 '어쩔수가없다' 출연 제안을 주셨다.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아라' 역할을 줄 사람을 찾았다'고 하시더라. 어쩜 말씀을 그렇게 멋있게 하시냐. 너무 감동적이었다"라며 "이미 이병헌, 손예진 등 모든 배우가 캐스팅된 상태였다. 느낌상 '아라' 역 캐스팅을 굉장히 많이 고민하신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염혜란은 "'마스크걸'에서의 모습과 '아라'의 갭 차이가 크다. 이와 관련해 박 감독님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배우가 하는 것보다 제가 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하셨다"라며 "오히려 캐릭터 간 괴리를 고민해야 할 주체는 연출하는 자신과 스태프들의 몫이라고 이야기하시더라"라고 했다.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포스터. 사진=CJ ENM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포스터. 사진=CJ ENM

또 염혜란은 '베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쩔수없다' 출연을 고민했던 사실을 최초로 고백했다. 염혜란은 "사실 '베드신'을 보고 놀랐다. '큰일 났네' 싶더라"라며 "작품을 고민할 시점, 예능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이하 '가브리엘')을 촬영하게 됐다. '베드신' 걱정을 안은 채, 갔다 와서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중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어 염혜란은"사실 울렁증 때문에 예능에 자주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브리엘'에 출연한 이유가 있다. 다른 인물로 살아간다는 의도 자체가 너무 좋았다. 배우가 연기하는 느낌일 것 같았다"라며 "그런데 신기한 건, 3일 동안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아라' 생각이 계속 나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염혜란은 "내가 살아 본 그분은 SNS도 활발하게 하고, 춤도 잘 추는 굉장히 적극적인 인물이다. 다른 인물로 살아가면서 '나한테도 이런 면이 있었지'라고 새삼 느끼게 됐다. '아라'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라며 "시청률을 떠나서 '가브리엘'은 제게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염혜란은 "나 또한 친구들과 술도 많이 마시면서 자유롭게 지내던 시기가 있었다. 어른이 되고,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것뿐, 내 안에 없던 모습이 아니었다"라며 "결국 연기는 나로 시작해서 다른 사람의 옷을 입어 보는 것 아닌가. '가브리엘' 촬영 이후 바로 박찬욱 감독님을 찾아갔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도 '내'가 있다는 걸 알아갔다"고 말했다.

염혜란. 사진=에이스팩토리
염혜란. 사진=에이스팩토리

특히 염혜란은 '어쩔수가없다'에서 기존 작품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처음으로 속눈썹을 붙여 봤고, 네일아트도 했다. 피부과도 태어나서 제일 많이 가 본 것 같다"라며 "'아라'가 예쁘면 좋겠다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내려놓지 않는 여자를 표현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 관리하기 힘든데도 긴 머리 스타일을 포기 안 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나이 들고 실직했다고 절망하는 '범모'와는 다른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염혜란이 역대급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한 작품에 출연하는 손예진과 '경쟁자'라는 소리까지 돌았다. 이에 염혜란은 크게 웃으며 "단 한 번도 손예진을 경쟁자라고 생각한 적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염혜란은 "손예진이 예쁜 배우인 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을 본 후, 정말 잘하는 배우라고 느꼈다"라며 "손예진이 연기한 '미리'는 한 남편의 부인일 뿐, 굉장히 개성 있는 역할이 아니었다. 그런데 손예진은 미묘한 것까지 잘 표현해 내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 '이 여자가 젊은 남자에게 가진 않을까' 라며 남편 '만수'(이병현)가 의심할 정도로 섹시하고,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누구보다 어른스럽다. 손예진이어서 그런 '미리'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또 염혜란은 "사실 오래전 손예진과 인연이 있다. 2007년 영화 '무방비도시' 때 처음 만났다. 당시 나는 연극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손예진과 감히 겸상을 못 했다. 그때 이미 손예진은 정점을 찍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계속해서 염혜란은 "시상식장에서 어떤 분이 저를 막 부르더라. 종이를 주면서 손예진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알고 보니 사인지였던 것 같다. 사인을 받아서 바로 드렸어야 했는데 내가 모르고 가져와 버렸다. 얼마나 꼴 보기 싫었겠냐. 손예진과 경쟁자? 난 급이 안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사진=CJ ENM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사진=CJ ENM

'어쩔수가없다'의 명장면 '고추잠자리 육탄전' 비화도 전했다. 염혜란은 "이병헌, 이성민 선배와의 육탄전 장면에서 어떤 음악이 들어갈지 모르는 상태였다. 처음부터 '고추잠자리'로 정해진 건 아니었다. 음악을 틀지 않은 상태로 다들 그렇게 악을 쓰며 연기한 것"이라며 "나는 이병헌, 이성민 선배가 깔아주신 카펫을 살짝 밟았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3일에 걸쳐 찍었다. 콘티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었지만 새롭게 나온 아이디어가 많았다. 이를테면 수납장 밑으로 총이 들어갔을 때 먼저 잡으려고 발버둥 치지 않나. 그 안에서 다른 무언가가 나오면 재미있겠다든지, 누군가가 총 대신 다른 걸 집는다든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라고 전했다.

염혜란은"사실 촬영팀, 조명팀 등에게는 미리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에서 장면이 바뀌는데도 긴밀하게 받아주시더라. 마치 '개미'같았다. 개미들은 말하지 않고도 호르몬으로 서로 표현한다고 하지 않나.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큰 소리 없이 조용하게 계시다가, 마치 박 감독이 공유한 것처럼 미리 다 알고 움직였다. 대단한 협력체제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배우 윤여정이 과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함께한 이후, 염혜란의 연기를 극찬한 이야기가 나왔다.

염혜란은 "만났을 땐 그런 말 안 하시다가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하셔서 깜짝 놀랐다. 찾아뵙고 절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라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깜짝 놀랐다. 허투루 연기 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라고 했다.

'어쩔수가없다'가 좋은 평가와 함께 흥행세를 타고 있는 상황, 염혜란은 자신의 연기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 "결과물을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다. 이미지가 강하게 남은 '폭싹 속았수다'의 '광례'가 관객들 머릿속에서 지워졌을지 모르겠다. 변한 모습을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부터 늘 이런다. 걱정 투성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염혜란은 "늘 칭찬만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전성기를 달리며 찬란한 봄을 맞이한 그는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봄보다 늦은 겨울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피울 일밖에 없지 않나"라며 "비록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아갈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른 뒤, 아 그때가 찬란한 봄이었구나 라고 느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염혜란은 주연을 맡은 영화 '내 이름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차기작 '매드 댄스 오피스' '더 홀' 등에도 주연급으로 캐스팅됐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