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금융위원회
소상공인·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과 채무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배드뱅크 ‘새도약기금’이 1일 출범했다. 빚더미에 짓눌린 지역민생의 생존 기회가 열려 내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배드뱅크의 새 명칭인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무담보 채무자인 취약계층과 자영업자가 지원 대상이다. 추산된 연체채권 규모만 약 16조 4000억 원, 수혜자는 113만 4000명이다. 상환 능력에 따른 차등 지원이 핵심이다. 중위소득 60% 이하로 개인파산에 준하는 경우엔 1년 이내 장기 연체 채권을 소각한다. 이를 초과하거나 채무액 미달 회수 가능 자산이 있는 경우 신복위 주관 하에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해 30~80% 원금 감면, 분할상환 최장 10년, 이자 전액감면, 상환유예 최장 3년 적용을 지원한다. 중위소득 135% 초과 시엔 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추심을 재개한다. 지원 대상에 해당되는 한 모(49·대전) 씨는 “소득이 적다 보니 급작스러운 일들로 대출을 늘린 것이 화근이 됐다. 빚을 갚느라 씀씀이를 최대한 줄였다”며 “내 상환 능력에 맞춰 채무가 줄어들면 희망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배 모(56·충남) 씨도 “지난 10년간 자영업 경기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회식과 모임이 줄고 장기간의 코로나19도 겪어야 했다. 이로 인한 매출 하락은 그대로 빚더미가 됐다”며 “다시 건강한 경제주체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추가 지원도 마련됐다. 7년 미만 연체자를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으로, 11월 14일부터 3년간 시행된다. 또 성실상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5000억 원 규모의 특례 대출 프로그램으로는 1인당 최대 1500만 원, 연 3~4%의 금리를 지원한다. 다만 도적적 해이를 막고자 주식 투자로 인한 부채, 사행성·유흥업 등의 개인사업자의 채무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외국인 채권도 불가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이 가계부채의 연쇄 부실을 막는 안전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대전의 한 경제학 교수는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대전·세종·충남지역도 지난 7월 말 기준 75조 7926억 원까지 불어나 경제 충격의 뇌관이 되고 있다”며 "특히 기업·가계대출에 모두 걸쳐 있는 소상공인의 부실 채권은 도산 시 금융권에 막대한 피해와 자금난을 안겨 건전한 채권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악성채권을 끊어내는 것에 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단지 그들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계도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부실 확산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겠지만 구조적 해결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청년단체 관계자는 “악성채권의 상당한 비중은 30세에서 59세에 집중되지만 빚더미의 시작은 20대부터 굴려진다”며 “청년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지 않고서는 부실 채권이 계속해서 양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상점가 관계자도 “경기가 좋아지면 악성채권도 줄어든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수 부흥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월세·물가·인건비 등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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