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지난 9월 2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초연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은 더욱 정교해진 연출과 깊어진 감정선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고,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이해, 그리고 성장.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전형적인 가족극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유쾌한 유머와 빠른 전개 속에서도 정서적인 진정성을 놓치지 않는다. 이혼한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유모로 변장한다는 설정은 현실성과 동화적 상상력의 경계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무대 위에서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다니엘’과 ‘다웃파이어’를 오가는 1인 2역은 이 작품의 핵심이자, 배우들에게 가장 큰 도전이기도 하다.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이라는 세 배우는 같은 캐릭터를 전혀 다른 호흡으로 풀어낸다. 황정민은 섬세한 감정선과 노련한 무대 장악력으로 서사를 밀도 있게 끌고 가고, 정성화는 코믹한 리듬과 정통 뮤지컬의 탄탄한 기본기로 극에 활기를 더한다. 정상훈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감정 처리로 관객의 감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이들이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수차례의 퀵 체인지는 단순한 분장을 넘어서, 정체성과 역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징으로도 읽힌다.
함께 무대를 채우는 박혜나, 린아, 이지훈, 김다현 등 주·조연 배우들의 안정된 호흡도 인상적이다. 특히 ‘미란다’ 역할의 박혜나는 기존 여성 인물의 전형성을 넘어서며, 독립성과 모성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린아 역시 절제된 감정 안에서 뜨거운 진심을 드러내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더한다. 극의 중심이 되는 아이들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한 귀여움이나 감정 유도의 도구가 아니라, 서사를 이끄는 독립된 주체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오는 12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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