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다양한 노인 의료에 대한 다양한 모델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환자 진단 공백을 해소할 방안으로 ‘현장진단검사(POCT, Point-of-care Testing)’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학술 논문이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과학연구소 이민우 연구교수팀(이승연 연구원, 두원공과대학교 박상용 교수, 이광우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운영팀장, 박희열 서울대병원 병리과, 이민우 연구교수)은 대한임상검사과학회 학술지 KJCLS(Korean Journal of Clinical Laboratory Science) 9월 30일자에 해당 논문을 게재, 한국의 POCT 제도가 법적 정의·사용자 자격·품질관리(QA/QC)·교육체계 등에서 여전히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POCT는 말 그대로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단을 수행하는 검사방식으로 응급상황과 감염병 대응은 물론 재택·요양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환자안전과 검사 신뢰도를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가장 쉬운 예로 고혈압과 당뇨병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혈압·혈당을 측정해야 하지만 자가측정장비의 정확성과 사용법을 제도적으로 검증·지원해줄 주체는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개선을 위해 해당 논문에서 ▲법적 정의와 책임 주체 명확화 ▲중앙 관리기구 설립 ▲국가 QA/QC 기준 수립 ▲보험 수가 적용 ▲전자 의무기록(EMR)·공공보건망 연계 ▲전문인력 교육 강화 등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POCT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2022년 약 380억 달러 규모였던 POCT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해외 여러 국가는 선도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상황이다. 노르웨이는 국가 전담기구(NOKLUS)를 두고 품질관리와 교육을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영국은 NHS 기반 위원회를 통해 지역 단위에서 제도를 운영한다.
한국 역시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향후 가정·지역사회·요양시설에서 POCT 수요가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각 기관의 자율 운영에 의존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관리는 미흡하다. 연구팀은 “시장 확대에 앞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환자 안전과 의료 책임 공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POCT의 제도 확립에 있어서는 임상병리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임상병리사는 병원 내에서 채혈, 혈액검사, 심전도, 미생물검사 등 진단검사를 전반적으로 수행하는 핵심 전문인력으로 보건복지부 2022년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추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약 7만8000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선별검사소와 분자진단 검사에서 검체 채취부터 분석·결과 보고까지 전 과정의 주축을 담당하며 방역 대응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경험을 근거로 “향후 POCT 제도에서도 임상병리사가 법적·제도적 책임 주체로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이승연 연구원은 “POCT는 단순히 검사도구의 확산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국가 보건 체계를 동시에 지켜야 하는 과제”라며 “임상병리사,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의료기기 업체 등 여러 직종이 화합을 이루고 조율해 나가야만 환자 안전과 검사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이민우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연구교수는 “세계적으로 POCT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법적 정의나 품질 관리 체계가 부재하다”며 “고령사회와 감염병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협력해 제도화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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