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누엘 노이어가 K리거 출신 크로아티아 대표 미슬라프 오르시치에게 실점한 뒤 막을 수 없는 슛이었다고 설명했다.
1일(한국시간) 키프로스 파포스의 스텔리오스 키리아키데스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차전을 가진 바이에른뮌헨이 파포스에 5-1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첼시에 이어 파포스를 잡아내면서 2전 전승으로 초반 선두권에 올라갔다. 파포스는 1무 1패가 되면서 구단 역사상 UCL 본선 첫 승에 실패했다.
파포스가 홈 팬들 앞에서 강호 바이에른 상대로 자존심을 지킨 건 오르시치의 한 골 덕분이었다. 오르시치는 김민재의 인터셉트 시도 후 공이 약간 튀자 재빨리 이를 가로챘고, 바이에른 문전까지 파고들기보다 약간 멀리서 자신의 킥력을 활용하는 마무리를 택했다. 공은 절묘하게 휘어 골대 구석에 안착했다.
오르시치는 오르샤라는 K리그 등록명으로 더 친숙하다. 한국의 전남드래곤즈, 울산HD에서 뛰었던 오르시치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자국 리그 스타로 발돋움한 뒤 잉글랜드의 사우샘프턴까지 진출하기도 했고, 크로아티아 대표로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올해 파포스에 합류해 UCL 도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전북현대 출신 김민재와 K리그에서 맞대결한지 8년 만에 UCL 대결을 갖게 됐다.
노이어는 경기 후 여러 현지 매체의 실점 상황 관련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막을 수 없는 슛이었나”라고 묻자 노이어는 “그렇다”라며 슛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기자가 “반응이 늦었던 것 같다”라고 하자 노이어는 “당신 골키퍼 출신인가”라고 되물었다. 물론 아니었다.
노이어는 골키퍼 입장에서 그 슛이 왜 방어불가였는지 설명했다. “공이 처음에는 똑바로 날아가는 듯하다가 다른 궤적으로 휘었다. 처음엔 내 쪽으로 오다가 오른쪽으로 경로를 틀었다는 말이다. 축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내 말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오르시치의 슛은 중계 슬로모션으로 보면 무회전킥에 가까웠다. 한때 유행했던 무회전킥은 불규칙한 공기 소용돌이가 형성되면서 킥 한 선수도 알지 못하게 불규직한 공의 궤적 변화가 생기고, 뚝 떨어지는 효과를 내는 킥이다. 주니뉴 페르남부카누가 유행시켜 한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혼다 게이스케 등의 대표 기술이었다. 야구의 너클볼과 비슷한 원리다.
슛이 너무 좋았다는 점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현지매체의 바이에른 수비진 평점이 괜찮았던 이유로 짐작할 수 있다. 일간지 ‘빌트’는 김민재와 노이어 모두 보통 경기력이었다는 의미의 3점을 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파포스 홈페이지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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