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함께 하며 이 대통령의 30년 지기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보직이동과 국정감사 불출석을 두고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대통령실 내 실세 중의 실세이자 절대권력"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김현지 부속실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정감사 증인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반대하며 증인 출석을 거부한 상황에서 지난 29일 인사이동을 단행, 총무비서관에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남준 전 제1부속실장은 대변인으로 보직을 이동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 대담에서 이번 인사이동을 비판하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인만큼 총무비서관 직책으로 대통령실 인선에 대해 국회에서 질의할 수 있는 당연한 상황에서 출석을 거부한 채 보직이동을 단행해 의혹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정의뉴스쇼>
국감 앞두고 보직이동 "세긴 세다, 실세 중 실세"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단행한 보직이동을 두고 사실상 김현지 부속실장이 "실세 중 실세"라는 주장이 나왔다.
장성철 소장은 "국회에서도 최대 관심사다. 일부 보좌관들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다. 보직이동 전인 총무비서관 신분으로 국감에 출석하더라도 물어볼 게 사실상 의혹과 논란일 뿐이다. 예를 들어 '강선우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게 김현지 비서관 맞나'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답하면 더 이상 추궁이 어렵다"며 "또 이 대통령 핵심 측근이 맞느냐고 물어도 '그냥 비서관입니다'라고 답하면 뭘 더 물어보겠느냐"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대통령실이 논란을 키운 건지 김현지 본인이 나가기 싫다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대단히 이상하고 이례적인 것은 맞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김현지 부속실장이)세긴 세구나. 진짜 세긴 세구나 하는 것"이라며 "실제 국감에 나와도 비서실장이 주로 대답을 하게 될 텐데 국감에 나가는 것 자체를 누군가가 대단히 좀 안타까워하거나 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신분으로 국정감사 출석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3개월의 임기를 감안하면 질문할 것이 많지 않은 데다 총무비서관보다는 비서실장에게 질문이 집중될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먼저 김현지 부속실장의 국감 출석은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김준일 평론가도 "소위 말하는 의혹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국정감사에 나오는 게 맞다. 신비주의는 결국 의혹이 의혹을 낳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뭉게뭉게 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비선 실세라고 하는데 직책을 맡은 비선 실세가 있느냐"며 "정확한 직책이 있고 본인의 일을 했다. 정부 초기엔 인사수석이 없었고 인수위 없이 출발하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있었다. 총무비서관은 3급 이하를 관리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국정감사에)안 나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제가 보기에도 세긴 세다는 것이 맞고, 또 보호하려는 것도 맞다. 야권이나 정치권의 공세에 직접 맞닥뜨린 적이 한 번도 없다. 나갔을 때 실수할 가능성이 있으니 굳이 공개를 해야 되냐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한 번 나와서 논란이 되더라도 털어버리는 게 낫다. 아니면 5년 내내 '김현지가 누구냐' 음모론이 쫓아다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무적으로 좋지 못한 판단이라고 한 김 평론가는 "제가 듣기론 김현지 부속실장이 머릿속에 이재명만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선출직으로 나가서 뭔가를 하려는 정치적 야망이 있기보단 상관에 대한 생각만 있는 타입"이라고 전했다.
"국감 불출석, 의혹이 의혹 낳을 뿐…절대권력 예상"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이 국정감사 때문이 아니며 원래 예정돼 있던 인사 단행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김 부속실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정감사 불출석을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장 소장은 "일주일 전에 이미 곧 김현지 비서관 보직이 바뀔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국감장에 안 내보내기 위해 그렇단 이야기가 돌았다"며 "이미 1기 비서실이 구성됐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기 비서실이 구성될 것 아닌가. 예를 들면 정무수석, 비서실장은 바뀌는데 부속실장인 김현지 부속실장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 비서실은 김현지가 원톱이다.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장·차관 또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 면담을 위해 방문하면 일정을 잡는 직책으로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잡는 문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장 소장은 "이 대통령이 소통을 잘하니까 수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겠지만 공식적인 일정을 잡는 것은 부속실장이 문고리다. 이러한 절대 권력이 성역화됐고, 이는 대단한 위험 신호"라며 "비선 실세가 아닌 비서 실세"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다만 국정감사에 출석한다면 야권에서 대통령실 문제만 질의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이를테면 대장동 얘기부터 다 끄집어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정쟁이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유정 대변인 입지 좁아져…공동대변인 성공사례 없어"
김현지 부속실장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김남준 부속실장이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재 대통령실 대변인인 강유정 대변인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장 소장은 "김남준 부속실장을 지금 공동 대변인으로 했는데 정치권에서 공동 대변인 체제가 성공한 사례가 정말 없다. 당에서 한 공동 대변인도 실패해서 공동 대변인제를 없애고 선임 대변인을 둬서 그쪽으로 모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대변인의 실패 이유에 대해선 "메시지와 소통에 혼선이 생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때 공동 대변인을 하다가 소통 때문에 몇 달 가지 못하고 사라졌다"며 "김남준 신임 대변인은 이전에는 대통령실 부속실장이었고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엔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기자들 질문이 강유정 대변인보다 김남준 대변인에게 집중될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유정 대변인이 기자들하고 원만한 친화력이나 스킨십 프렌들리 한 것 같지는 않고 김남준 대변인한테 모든 게 다 가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몇 달 있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기관 인사할 때 강유정 대변인을 배려하는 척하면서 내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추미애 증감법 해프닝 "강성 당원 의식한 민주당 업보"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특위가 끝나도 위증고발이 가능토록 한 증언·감청법의 고발 주체를 국회의장에서 법사위원장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원상복귀 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이 강성 당원을 의식했던 업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평론가는 "이는 민주당의 업보다. 추미애 위원장을 법사위원장으로 앉힐 때 이런 사태를 몰랐겠느냐. 예전에 국회의장 뽑을 때도 당원들이 우원식을 반대하고 추미애를 앉히겠다고 했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되니까 탈당까지 했다. 그래서 국회의장을 선출할 때 당원들 의사를 내부 경선에서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국회의원이 뽑게 법으로 돼 있는데 왜 거기에 당원이 끼어드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강성 당원들을 만족시켜야 된다. 이번에도 박지원 의원과 추미애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저울질하다가 정청래 대표가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추미애 위원장을 했다는 보도도 있다"며 "결국 당이 이렇게 흘러오도록 만든 것은 이재명 당대표의 '당원 중심주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원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천도 그렇고 당원들이 뽑게 해놓으니까 여론도 필요 없이 당원 눈치만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장 소장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결국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내 마음대로 할 테니 관여하지 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도 보통이라면 원내대표나 당대표와 상의했을 텐데 추미애니까 상의 안 하고 해버린 것이다. 추미애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가기 위해 강성 지지층의 지지 받으려고 무례한 짓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정청래·추미애 모두 '대선 꿈'…독주 이어질 듯"
당분간 민주당이 강성 체제로 갈 것 같느냐는 질문에 장 소장은 "이대로 간다. 추미애 위원장이나 정청래 당 대표가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없다"며 "정치적인 목적이 있지 않나. 정 대표는 내년 지선에서 승리하고 다시 한 번 전당대회에 나가서 본인이 당대표에 당선돼 대선에 나가려고 한다. 추 법사위원장도 경기도지사에 당선되고 2030년 대선에 출마하고 싶어 한다. 미래 권력을 보고 있기 때문에 현재 권력을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평론가는 "톤 조절은 하면서 어느 정도 눈치는 볼 것"이라며 강성 체제가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란 의견도 제시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인 것에 대해선 강경 모드가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조희대 대법원장 압박에 대한 부정 평가가 5% 나왔는데 전체에서 딱 5%p 빠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와 얘기를 좀 나눴는데 '당이 어쩌면 이럴 수가 있느냐'면서 부글부글 한다"고 전했다. 이에 장 소장은 "실제 표현은 더 강력하다"고 부연했다.
김 평론가는 "100일 기자회견 할 때도 그날은 잔칫날인데 정청래 대표가 갑자기 야당과의 합의를 깨고 재협상을 지시하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더니 이번에도 대통령이 UN 총회 연설 나가서 외교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조희대 청문회를 해서 모든 지면은 다 그걸로 덮였다"며 "여당이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 대해 용산과 당내에서도 불만이 조금은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제가 들은 표현은 부적절하고 상당히 세서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폭발 직전이 아니라 이미 폭발했다고 본다. 26일 정청래 대표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와 외교 안보 토론회를 했는데 거기에서 'UN 연설회 때 왜 비핵화 문제를 왜 꺼내느냐, 대통령 측근들 중에 동맹파가 많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외교 활동에 대해 당에서 삿대질을 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에서 너무 막 나가는 것 같은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다. 호흡을 맞춰야 되는데 입을 틀어막고 있다.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오세훈 한강버스, 선거 앞두고 실적내기에 급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부동산 대책을 제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적을 내기 위해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낭만의 한강 버스는 망했다. 오세훈 시장이 마음이 급한 건 알지만 일을 잘하시는 분이 지금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한강 버스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적을 내야 되니까 마음이 급했다. 배가 고장나고 오물이 넘치는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이렇게 마음이 급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가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상황은 오 시장에게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좀 차분하게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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