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가운데 일부가 운전면허를 유지하면서 교통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서울 양천구에서는 초기 치매를 앓던 74세 운전자가 면허를 유지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28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이 한국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 판정을 받고 운전적성판정위원회 심의를 받은 1235명 중 단 58명(4.7%)만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779명(63.1%)은 ‘운전 가능’, 398명(32.2%)은 유예 판정을 받아 사실상 면허를 유지했다. 검사 대상자의 95% 이상이 계속 운전대를 잡고 있는 셈이다.
검사 대상자 중 극소수만 탈락
현행 도로교통법상 치매는 운전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장기 요양등급을 받거나 6개월 이상 입원한 치매 환자를 경찰청에 통보하고, 경찰은 이들을 운전 적성판정 대상으로 지정한다. 진단서를 제출하면 도로교통공단 운전적성판정위원회가 수시 적성검사를 진행하는데, 위원 7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면허 유지가 가능하다. 유예 판정을 받은 경우 1년 뒤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지난해 운전면허 적성판정 대상이 된 치매 환자는 총 1만 8568명이었다. 이 가운데 1235명(6.7%)만이 진단서를 제출해 적성검사를 받았고, 8006명(43.1%)은 검사를 받지 않아 면허가 자동 취소됐다. 또 4988명(26.9%)은 사망 등으로 면허가 말소됐으며, 4339명(23.3%)은 판정이 보류됐다. 결국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3%인 1177명이 운전면허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 면허 관리 강화해야”
치매 환자의 운전면허 유지 비율은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95.1%, 2023년에는 93.5%가 면허를 유지했으며 지난해에도 9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환자의 운전은 개인의 이동권과 사회적 안전 사이에서 민감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명옥 의원은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만큼 치매 환자 운전면허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복지부, 관계 부처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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