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쿠바 수교 이후 고위급 첫 접촉 관측…김, 베네수·니카라과 측과도 회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제80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을 찾은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현지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북한 우호국'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28일(현지시간) 쿠바 외교부 장관 엑스(X·옛 트위터)와 니카라과 관영 언론 엘19디히탈 등을 보면 김 부상은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뉴욕에서 회담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엑스에 "양국 당과 정부, 주민 사이에 자리 잡은 역사적인 형제국으로서의 우애와 연대에 대해 우리는 의견을 같이했다"는 글과 함께 김 부상과 악수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다른 사진에는 양쪽 대표단이 임시 벽으로 보이는 시설물로 둘러쳐진 공간 안에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아 있는 모습, 김 부상과 로드리게스 장관이 작은 인공기와 쿠바 국기를 올려둔 탁자 양옆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쿠바와 북한 고위급 접촉은 지난해 한국과 쿠바 수교 이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와 북한은 1960년 수교한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한국과 쿠바 수교를 전후해 관계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쿠바는 지난해 2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문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이후 한국은 지난 1월 아바나에, 쿠바는 지난 6월 서울에 각각 공식적으로 대사관의 문을 열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다른 중남미 내 북한 우호국이자 반미(反美) 성향 정부가 들어서 있는 베네수엘라의 이반 힐 외교부 장관 및 니카라과 데니스 몬카다 외교부 장관과도 각각 회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카라과 관영 엘19디히탈은 "(몬카다 장관은) 형제이자 동지인 김선경 부상 등과 우호적인 양자 회담을 가졌다"면서 "니카라과는 연대와 단결을 기반으로 형제 국가 및 민족과의 관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알렸다.
'비바 에리트레아' 엑스 계정에는 또 김 부상이 전날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도 불리는 에리트레아의 오스만 살레 외무장관과도 만나 대화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차관급인 김 부상은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마지막 날인 29일 유엔본부에서 북한을 대표해 연설할 예정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고 대외정책 기조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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