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박희순, '어쩔수없는 열일 이끄는 묵직담백 연기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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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박희순, '어쩔수없는 열일 이끄는 묵직담백 연기장인'

뉴스컬처 2025-09-28 15:06: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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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매니지먼트 시선, CJ ENM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매니지먼트 시선, CJ ENM

[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관찰예능처럼 지켜보는 것, '어쩔수가없다'의 재미나 메시지를 크게 느낄 수 있을 것" 배우 박희순이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으로 완성된 '어쩔수가없다'의 관전포인트를 이같이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서 열연한 박희순과 인터뷰를 가졌다. 

'어쩔수가없다'는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된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아내와 두 자식,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거장 박찬욱 감독이 3년만에 내놓는 극장신작이자,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등 '어벤저스' 급 출연진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박희순은 극 중 만수가 노리는 직책에 재직중인 잠재적 경쟁자 '최선출' 역으로 분했다. 상사와 후배들을 챙기는 허세감 있는 마초적 호인(好人) 면모와 함께, 아내에게 외면받고 시골 산장에서 홀로 위스키를 마시는 반전의 외로움들을 특유의 묵직담백한 연기톤으로 소화하며 캐릭터는 물론 작품의 현실몰입감을 이끌었다. 

이는 디즈니+ '무빙'부터 넷플릭스 '선산', '오징어게임' 시리즈, tv조선 '컨피던스맨 KR'까지 열일행보를 펼치는 박희순을 향한 새로운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박희순은 부드러운 듯 강한 모습과 함께 '어쩔수가없다' 선출 역으로의 비하인드와 소감들을 솔직담백하게 건넸다. 

-출연결정 비하인드?
▲오랜 숙원이자 버킷리스트였다. 매번 새로 나오는 작품이 최애작이 될 정도로 작품취향이 잘 맞아서 꼭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제안이 오자마자 '일단 한다'고 한 뒤에 대본을 나중에 받아들었다(웃음). 

배우 박희순.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박희순. 사진=김규빈 기자

-실제 박찬욱 감독과의 현장호흡은?
▲감독님은 기본기에 충실한 디테일한 감독님이셨다. 처음에는 세계적인 분들과 작업해온 경험으로 장면흐름이나 큰 그림에 집중하시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막상 첫 디렉션이 대사의 장단이나 높낮이를 맞춰달라는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연극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기본에서 출발해 상상력을 더하시는 것이 역시 거장이다 싶었다. 
또한 치밀한 계획 가운데서 이어지는 테이크들과 꼼꼼한 디렉션 가운데서도 현장이나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주셨다. 그래서 장면 자체를 완성하는 희열감이 컸다. 

-배우로서 본 캐릭터 '선출'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직업으로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적당히 잘 해나가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상사나 후배들과 어울리는 것도 그렇고, 집이나 차량 등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또 어느정도 사회생활도 잘 하는 인물이다. 
다만 그렇게 사람과 술을 좋아하면서도 멀리 떨어진 섬 시골에서 혼자 지내고, SNS라이브를 하면서도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조금은 짠한 모습이 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입장에서도 꼼꼼한 준비가 필요했을 듯 하다. 집중적으로 노력한 부분은?
▲후반부 술자리 장면이었다. 뒤에 연결되는 것까지 총 1주일간 촬영과정 속에서 핵심은 '시점별 술취한 연기'였다. 
쉬워보이지만 가장 들키기 쉬운 연기기에 그 강도나 깨는 과정까지 철저하게 연구하고, 더 현실감 있는 숙취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30초 전부터 무호흡을 유지하면서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현장에서 수용된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큰 것을 꼽자면 우선 만수(이병헌 분)와 첫 대면하는 화장실 신은 원 대본에서는 그냥 한 번 마주치고 지나가는 수준만 표현돼있었다. 
그것만으로는 후반부 술자리 신으로 이어질만큼의 서사가 없다고 판단, 다시 돌아와 돈을 주면서 바(BAR)에 가보도록 권하는 장면을 더했다. 
또한 SNS 라이브 장면은 원래 별도의 대사가 없었다. 감독님이 그에 맞게 대사를 써보라는 숙제를 주셨고, 이를 통해 유행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아저씨의 면모를 표현하고자 했다.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장면 전반이 이병헌과의 호흡을 핵심으로 한다. 케미는 어땠나?
▲(이)병헌 씨와는 영화 '밀정'부터, '남한산성',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이번 작품까지 네 작품을 함께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맞붙는 신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다. 
후반부 술자리 신에서 대본에 없는 것들을 다양하게 채워넣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장면자체도 재밌었는데, 이를 받아주는 병헌 씨의 연기호흡이 놀라웠다. 
만수가 충치를 뽑는 장면에서 저 스스로도 놀랄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나중에야 '그런 연기를 할 줄 몰랐다'고 놀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역시 일정 경지 이상의 사림인 것 같다. 

-아내인 배우 박예진은 뭐라고 조언하던가?
▲워낙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많이 있어서 걱정을 하던 찰나에, 기술시사 때 본 제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많이 다운됐었다. 이때 아내가 "박찬욱 감독님 OK 사인을 받았으니까 그만큼 잘 된 것"이라며 다독여줬다. 
이후 시사회를 통해 완성본을 본 아내가 "엄살 그만 피우라"며 이야기해주더라(웃음)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염혜란, 이성민. 사진=김규빈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염혜란, 이성민. 사진=김규빈 기자

-볼때마다 새롭다는 '어쩔수가없다'. 배우로서의 생각은?
▲시사회로 네 번을 봤다. 처음 두 번은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와 캐릭터의 짠한 상황들에 몰입했다. 
세네 번째쯤 되니까 감독님의 의도도 보이고 작품 전반의 의미가 보이더라. 두 번째 볼 때 미리에게 공감했던 장면들이 네 번째 볼 때는 싸늘해지기도 했다. 
만수의 감정에만 집중해서 보다보면 오류가 있을법한 서사에서 웃음으로 객관적 입장을 유지해가며 관찰예능처럼 지켜보는 것, 그것이 영화적 재미나 메시지를 크게 느낄 수 있는 방향인 것 같다. 

-배우로서 만족감을 크게 느끼는 듯한 박희순, 작품 시놉시스처럼 연기를 못하게 된다면 어떨까?
▲어릴 때였다면 '어쩔수가없다' 속 만수나 범모처럼 좌절했을 것도 같다. 연기가 아니면 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가정이 있기도 하고 책임감이 커졌기에 작품 속 시조(차승원 분)처럼 유연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매니지먼트 시선
배우 박희순과 최근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출연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매니지먼트 시선

-'어쩔수가없다'를 비롯, 최근 방영중인 '컨피던스맨KR'까지 열일행보 중인데, 스스로의 컨디션은 어떻게 유지하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드라마 '컨피던스맨KR', 영화 '돼지우리' 등이 거의 비슷한 시점에 촬영됐어서 체력적으로는 물론 쉽지 않았다. 
다만 이 영화는 평소 흠모하던 박찬욱 감독님과의 첫 만남과 함께, 현장이 주는 즐거움이 컸기에 그저 행복했다. 나머지 작품들도 물론 현장이 재밌었다. 
일상적으로는 여러 작품을 통해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즐겁게 생활하면서,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을 챙기고 있다. 
지금은 바빠서 그럴 겨를도 없지만, 슬럼프가 있을 때는 제 작품 가운데 흥행작들을 돌아보고 극복하곤 한다. 

-화제의 '지천명아이돌' 박희순. 이러한 관심과 사랑이 작품선택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나?
▲아주 큰 영향은 없지만, 사회적으로 악한 캐릭터를 좀 지양하는 것 같기는 하다. 물론 캐릭터 임팩트가 큰 반면 정서적으로도 쉽지 않기에 거리를 두는 것도 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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