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땀구생활⑨] 땀방울로 버텨온 노동자들...존중의 길을 열 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여성땀구생활⑨] 땀방울로 버텨온 노동자들...존중의 길을 열 때

투데이신문 2025-09-28 10:50:23 신고

3줄요약

여성 노동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허리를 숙여 청소하고 퉁퉁 부은 다리를 몰래 주무르며 목소리로 감정을 조절해 현장을 지탱하는 여성 노동자들. 그러나 이들의 몸은 그만큼 상하고 여전히 소외돼 있다.

여성 노동은 단지 저임금이나 비정규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몸에 맞지 않는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고 감정노동과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면서도 ‘쉬운 일’로 치부되는 왜곡된 인식이 여전히 잔존한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여성땀구생활] 기획을 통해 ‘일하는 몸’을 거울 삼아 여성 노동의 특수성과 구조적 불평등을 드러내고자 한다. 밝은 미소 속에 감춰진 거칠고 버거운 노동의 시간을 따라가며 여성들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지를 기록하려 한다.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해 3월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3.8여성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해 3월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3.8여성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학교 급식실에서 끓어오르는 국 솥 앞에 선 급식노동자, 장시간 비행 속에서도 늘 미소를 지어야 하는 승무원, 하루 전부를 받쳐 일하는 농민들까지. 이들의 몸은 매일 노동의 도구이자 삶을 버텨내는 증거였다. 그러나 그 노동은 종종 사회적 가치로 인정받지 못했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낮게 평가받아왔다.

이번 [여성땀구생활] 기획 시리즈를 통해 본보는 △급식노동자 △객실 승무원 △콜센터 상담원 △안마사 △지하철 청소노동자 △가사·육아노동자 △농민 △요양보호사 8명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 이들의 땀과 몸에 새겨진 노동의 현실을 기록하며 일터에서 마주하는 구조적 문제들을 조명해 왔다.

이들의 땀방울을 기록함으로써 여성 노동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기반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동시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인 과중한 노동강도, 안전 사각지대, 성별화된 역할 기대를 살펴봤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 여정의 끝에서 다시 출발을 이야기한다. 현장의 동료가 건네는 응원의 말, 그리고 구조적 대안을 모색하는 전문가들의 제언을 담아 여성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가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땀구의 기록 1. ‘땀방울 메이트’들의 연대 

하루 수많은 민원을 해결하는 사무실, 흔들리는 기내, 노인의 곁을 지키는 돌봄 현장 등에서 동료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살아가는 힘이 된다. 고단한 노동의 무게 속에서도 손을 잡아주는 연대가 있었기에 일터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더 안전하게, 더 오래 함께 일하기 위해 세상을 향한 외침이다.

이번 마지막 기록에서는 현장에서 오래 일하며 누구보다 노동조건의 현실을 잘 아는 종사자와 노조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현장에서 오래 일해온 종사자와 노조 활동가들이 직접 전한 목소리 속에는 임금 인상, 사회적 인식 개선, 건강권 보장 등 현장의 희망과 요구가 담겨 있었다.

급식노동자 2006년부터 급식실 조리실무사로 일해온 19년 차 노동자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김수정 수석부위원장은 “기사 속 차씨처럼 우리 노동자들은 아이들을 위한 밥을 준비한다는 자부심이 크며 힘든 노동을 견디는 원동력이 된다”며 “그러나 ‘내 몸을 돌보라’는 당부조차 현실에서는 지켜지기 어려울 정도로 정신없이 급식실이 돌아간다. 근골격계 질환 외에도 폐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인력 충원을 통해 최소 배치 기준을 강화해야 과중한 노동이 완화된다. 예산이 있음에도 지연·축소되는 환기 시설 개선 문제도 반드시 해결돼야 하며 조리·배식 과정에서 제때 식사조차 못 하는 현실을 바꿀 휴식권 보장도 필요하다”며 “화상이나 산재 사고를 개인 간 분쟁으로 떠넘길 게 아니라 교육청과 학교가 제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정부와 교육청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객실승무원 30년 차 객실승무원인 아시아나항공노조 권수정 위원장은 “항공승무원 노씨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현장에서 같은 애로를 느껴온 저로서 오랜 기간 동안 바뀌지 않는 현장에 대한 애달픔과 서러움이 많이 들었다”며 “근로기준법, 산안법이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곳이 항공산업이다. 항공사 승무원 하면 외부로는 화려하고 괜찮은 대우를 받는 곳으로 포장돼 있지만 그 안에서 여성에 대한 여성성의 극대화를 요구하기도 하고 당연시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객실 승무원들의 일터가 안전해야 승객들도 안전하다. 승무원들의 피로관리 체계 도입과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사회와 정부의 법제정과 지도감독이 있어야 하며 체계적인 감시와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미 국토교통부와 거대 항공사 간에 만들어진 커넥션들을 끊어내고 새로운 기준을 세워 승무원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콜센터노동자 전화상담 업무 경력 14년차인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김금영 지부장은 “기사에 서술된 것처럼 콜센터 대부분이 도급업체인 하청 직원으로 일을 하다 보니 열악한 근무환경과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며 “여성노동자가 하는 일이라 쉽고 편한 일이니 적은 임금만 지급해도 된다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돼 있는데 우리 노동의 가치가 재평가 돼 사회에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과 복잡을 떠나 상담 업무는 사람과 소통을 하는 일이고 그에 따른 감정 노동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노동 강도는 높다”며 “이러한 부분을 통합적으로 판단한 임금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연구용역이 필요하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AI 산업 육성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AI 상담 도입으로 상담노동자의 자리가 더욱 위태로워진 만큼 정부가 노동자를 고려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마사 약 30년 동안 대한안마사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세현 정책실장은 “시각장애인은 특성상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이어갈 수밖에 없는데, 안마사 안씨가 보여준 자부심과 긍정적인 태도가 존경스럽다”며 “특히 혼자 1인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생활을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에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여성 안마 노동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보수 보장이 필요하다”며 “현재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안마 바우처 제도가 있지만 금액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현실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 금액 상향과 범위 확대가 필요하며 안마사의 경우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아 시각장애인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하려면 활동 및 근로 지원 제도가 보다 활발히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보가 만난 8명의 여성노동자들. 왼쪽 위부터 요양보호사, 가사노동자, 안마사, 급식실 노동자, 농민, 콜센터 노동자, 청소노동자, 객실승무원. ⓒ투데이신문
본보가 만난 8명의 여성노동자들. 왼쪽 위부터 요양보호사, 가사노동자, 안마사, 급식실 노동자, 농민, 콜센터 노동자, 청소노동자, 객실승무원. ⓒ투데이신문

청소노동자 2011년부터 청소 노동을 시작했고 4년 전부터 전임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는 연세대 청소노동자 대표 문유례 분회장은 무거운 쓰레기 등을 들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다 보니 어깨, 허리, 다리 등 근골격계 질환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 분회장은 “아프다고 해서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일 자체가 신체적 부담을 수반한다. 또 소속 노동자임에도 기본 시설과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 통과로 원청과의 교섭 기회가 생긴 만큼 앞으로 6개월 후 교섭이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울러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청소 노동이 단순히 ‘여성의 일’로 폄하되거나 무시되지 않고 생계 수단으로 하는 일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가사노동자 26년 차 가사노동자이자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최영미 위원장은 “가사노동에 대한 낮은 대우, 낮은 인식이 직업으로서 가사노동자인 가사관리사, 아이돌보미에게도 곧장 영향을 끼치고 그것이 다시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낮은 대우로 돌아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하지만 우리가 하는 재생산노동은 개인의 삶과 가족, 사회 나아가 국가를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노동이다. 가정에서 하건 직업으로서 하건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가사노동자에 대해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 전면 적용, 국가자격증과 같은 교육시스템 정비, 경력인정제를 제공해 가사서비스를 ‘여성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해야 하는 일)’이 아닌 ‘전문적 직업’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또 사회적 인식 개선은 물론 대화기구를 마련해 가사노동, 가사서비스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함께 의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 25살 때부터 충남 부여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신지연 사무총장은 “살려고 일을 하는데 일을 하는 과정이 몸을 망치고 질환에 시달리는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분노스러웠다”며 여성농민 노동의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 사무총장은 “농업소득이 안되고 기후위기가 심화되니 그 부족한 부분을 더한 노동으로 메우고 있다”며 “농산물의 공정한 가격 보장, 기후위기를 해결한 농업 대안마련, 그리고 그 노동을 하고 있는 여성농민들에게 정당한 권리보장을 해야 하며 여성농민의 법적지위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하고 공정한 농산물 가격보장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보호사 13년 경력을 지닌 요양보호사이자 2022년부터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으로 상근하고 있는 정찬미 회장은 “3교대 체력 소모, 1인이 8명 이상을 돌보는 과밀 돌봄, 감염·추락·근골격계 손상의 상시 위험, 보호자 응대와 감정노동, 그리고 여성 노동에 대한 편견과 낮은 사회적 평가까지 ‘보이지 않는 헌신’이 어떻게 소모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적은 인력으로도 존엄을 지키고 위험을 본인 몸으로 막아내며 미소로 하루를 견디게 해 주는 분들이 바로 요양보호사다. 우리는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적인 돌봄 역량과 윤리를 갖춘 전문가”라며 “의사결정 구조에 당사자 참여 보장, 안전한 돌봄을 위한 인력·근무체계 표준, 폭언·폭행·성희롱 및 성폭력 ‘제로’ 시스템 등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땀구의 기록2. 세상을 떠받치는 그들에게 

여성노동의 문제는 단순히 한 직종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 무거운 장치와 반복 노동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가사노동과 연결돼 저평가되는 임금 구조, 공공성 부족으로 왜곡된 돌봄 체계까지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짚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노동 전문가인 △충남대 경제학과 윤자영 교수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신승배 박사를 만났다. 또  △전국여성노동조합 모윤숙 사무처장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들어 종합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자 했다.

이들은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청소·급식·돌봄 등의 직종이 반복적·고강도 신체노동과 유해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지만 작업도구·보호장비·제도·산재체계는 이들 직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건강권이 침해되고 임금·보상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여성노동을 ‘보조적 일손’이 아닌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전문 노동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충남대 경제학과 윤자영 교수는 “여전히 산재 기준이 제조업·건설업 중심으로 짜여 있다 보니 서비스·돌봄 분야 여성 노동자의 건강 피해는 여전히 ‘노화’로 취급되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산재 신청조차 포기하게 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윤 교수는 우선 여성 노동의 특수성을 반영한 산업안전 기준과 정기적인 건강검진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교수는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는 개인이 각자 산재 신청을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직종별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개별 사례별로 ‘우연한 사고’ 중심으로만 보상하는 체계로는 여성 노동자의 직업병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역학조사를 통해 노동자들의 신체 피해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직무로 인한 건강 손상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따라서 대표 직종별로 노동력의 ‘감가상각’ 정도를 분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자본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가상각되듯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몸 역시 노동 과정에서 빠르게 소모되기 때문에 직종별로 어느 정도의 건강 손상이 평균적으로 발생하는지 국가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준으로 산재 인정과 보상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성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임금체계 개편 등을 언급했다. 윤 교수는 “여전히 여성 노동자를 ‘언젠가 결혼·출산으로 그만둘 사람’, ‘남성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남아 있다”며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며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공공성을 지닌 핵심 노동이라는 점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신승배 박사는 “노동자의 건강 문제나 노동 환경의 위험 요인은 개별 노동자와 사업장의 노동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대부분의 관련 연구는 직종, 산업, 노동 특성 등 제한된 조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고객, 승객, 학생, 환자 등 외부인과의 접촉이 많은 직무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감정적 요구도 더 크게 경험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로 신 박사는 “젠더 관점이 반영된 노동환경이 필요하다. 여성 노동자는 임신,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모성 건강 이슈, 이중노동의 부담, 그리고 성별 분리 현상이 뚜렷한 직무·직종·업종에 종사하는 등 남성과는 다른 노동환경에 놓여 있는데, 이러한 차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신 박사는 “또 성별 임금격차의 기저에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다. 남성을 주된 생계부양자로 보는 인식은 여성의 노동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게 하며 이는 여성 노동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회적 편견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 박사는 여성 노동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 및 다양한 업무 참여 기회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는 여성 노동자가 양질의 일자리, 조직 내 승진, 중요 업무 배치 등의 기회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경력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경력개발 지원을 통한 소득 및 고용 안정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비상용직, 비정규직 등 고용불안에 노출된 노동자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신박사는 “여성 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은 급변하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오히려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따라서 우리 사회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곧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젠더 관점을 견지한 정책과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모윤숙 사무처장은 “신체노동에 따른 여성노동자들의 질병을 ‘노화’로 치부하는 사회 인식과 복잡한 입증 절차로 인해 노동자 개인이 치료·입증비용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며 “더욱이 작업설계·장비선정·근무기준 등이 남성 기준으로 설계돼 여성 노동자들은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봄·급식·청소 노동은 ‘가사노동의 시장화’라는 이유로 전문성·가치가 낮게 평가돼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르는 사례가 많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인력 부족·과밀한 담당자수는 노동의 질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자 과로 고착화, 자기 휴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동료 부담’ 문화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모 사무처장은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정기검진·교육을 강화하며 성희롱·우울증 등 정신건강 피해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직종에 작업중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감정노동·성희롱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금체계도 개선에 대해서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법제화가 필요하며 근속수당, 상여금 등의 확대, 숙련 인정 제도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땀구 결과: 땀방울을 인정·존중해야 비로소 

<투데이신문> 이 여성노동자들의 땀을 기록하고 탐구한 이 연재는 결국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여성노동의 땀방울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종별로 누적되는 건강권 침해, 저평가된 노동의 가치, 돌봄과 서비스 노동의 구조적 불평등은 이미 수많은 현장에서 확인됐다. 현장의 호소와 전문가의 제언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시사한다.

이제 남은 것은 사회 모두의 실천이 아닐까. 여성노동자의 신체에 깊이 새겨진 고통을 사회적 비용으로만 치부할 것인지, 아니면 정당한 권리와 존중의 문제로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할 때다. 땀이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결국 모두의 삶을 바꾸는 게 아닐까.

[일러스트 제작=김민수]
[일러스트 제작=김민수]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