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고(故) 전유성이 영면에 들었다. '개그계 대부'를 사랑한 많은 코미디언들이 눈물로 고인을 떠나 보냈다. 하늘도 함께 울었다.
28일 오전 6시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사회는 이수근이 맡았고, 기도는 표인봉이 올렸다.
이날 최양락은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다. 또 최초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을 통해 후진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도사를 맡은 이홍렬은 "우리는 큰 별 전유성 선배님을 보내드린다.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던 전유성 선배님은 웃음이 사회의 공기이자 문화임을 증명하신 분"이라며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 남겨주신 웃음과 가르침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까지 그 옆을 지킨 것으로 알려진 김신영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라며 오열했다.
김신영은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 주신 분이다. 모든 이들이 허무맹랑하다고 했던 개그를 밤새 즐거워해 주셨다.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준 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후 장례위원장 김학례가 생전 전유성이 가장 좋아했던 개그가 김정렬의 '숭구리당당'이라고 언급, 김정렬이 직접 나서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발인을 마친 운구 행렬은 KBS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 향했다. 현장에서 엄수된 노제에는 김학래, 남희석, 이봉원, 이영자부터 '개콘' 전성기 주역 정종철, 박성광, 박준형, 김원효, 심진화, 그리고 수많은 후배 개그맨들이 참석했다. 엄숙하게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하늘도 슬픈 듯 연신 비를 뿌렸다.
앞서 지난 26일 고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 돼 오후 9시 5분 쯤 별세했다.
심형래, 임하룡, 김학례, 이경규, 최양락, 강호동, 유재석, 김용만, 남희석 등 수많은 코미디언은 물론 배우 송승환,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도 고인의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전처인 가수 진미령은 근조화환을 보내왔다.
1949년생인 전유성은 1969년 TBC 예능프로그램 '쑈쑈쑈' 방송 작가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코미디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 1980년대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특히 영구, 맹구 등 바보 연기가 인기를 끌고, 슬랩스틱 코미디가 주류였던 시절 남다른 입담으로 독보적인 개그를 추구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해 화제가 됐다. PC통신 시절 아이디가 '개그맨1'이었다. 고인은 아이디어맨으로 유명하다. 늘 새 길을 개척했다.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창시자나 나름 없으며 최초의 코미디 전용 극장 '철가방 극장'을 설립했다. 이후 '코미디 시장'이라는 극단을 통해 안상태, 신봉선, 박휘순, 김민경 등을 발굴했다.
장지는 고인이 생전에 국숫집을 운영했던 전북 남원시 인월면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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