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이병헌, '의도 없이 의도하는 '어쩔수가없는' 연기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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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이병헌, '의도 없이 의도하는 '어쩔수가없는' 연기장인'

뉴스컬처 2025-09-27 12:14:08 신고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CJ ENM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CJ ENM

[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이병헌이 25년만에 함께한 박찬욱 감독과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글로벌 배우이자 인간으로서의 솔직담백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극장개봉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의 주연 이병헌과 인터뷰를 가졌다. 

'어쩔수가없다'는 만족할만한 일상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된 이후 아내와 두 자식,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글로벌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과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귀마 목소리연기 등으로 자리잡은 글로벌스타 이병헌이 '공동경비구역 JSA'(2000) 이후 25년만에 재회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병헌은 극 중 주인공 '만수'로 분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업한 제지회사에서의 치열한 성장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위해 노력해온 인물로서의 모습과 함께, 재취업을 위한 극단적인 경쟁자 제거 작전에 임하는 내적갈등 등을 촘촘하게 그렸다.

특히 과장된 듯한 일상과 솔직한 내적면모의 대비를 토대로 한 여러 블랙코미디 포인트와 함께 현실적인 메시지를 건네는 박찬욱 식 표현법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이병헌은 특유의 유연하고도 유쾌한 모습으로 현장의 기억과 함께 작품의 의의를 되짚었다.

-개봉 전 네 번의 시사회, 직접 본 반응들은 어땠나?
▲오래 전 촬영했던 '승부'때와는 달리 얼마 지나지 않은 현장기억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살펴봤다. 베니스와 토론토, 부산, 서울로 이어지는 시사회를 통해 각기 다른 반응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조(차승원 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의 웃음은 정말 의외였는데, 아직 그 이유를 생각해보고 있다. 볼수록 다양한 감흥을 주는 감독님의 작품답게, 여러 번 보면서 작품 속 의미들을 새롭게 되새기고 있다. 

-촬영제안 당시는 어땠나?
▲크랭크인 반 년쯤 전에 제안을 받았다. 여러 유머 속에 숨어든 이면적인 의미를 포인트로 하는 박찬욱 감독님의 작품에 오랜만에 함께한다는 점에서 기뻤다.
당시는 미국 대본을 직역한 상태라 좀 막연했는데, 한국식으로 바꾸고 나니 그 현실감이 바로 느껴졌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25년만에 만난 박찬욱 감독과의 현장은 어땠나?
▲정말 즐거웠다. 새로운 이야기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고 생각을 정리해 적용하는 감독님의 특성이 여전히 발휘되는 현장이었다. 
그 가운데 내놓는 아이디어마다 거의 대부분 수용이 돼서 나중에는 부담이 되더라. JSA때만 해도 무한 아이디어 속에서 몇 개 적용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웃음). 

-극 중 만수의 다면적 상황과 성격, 이를 연기하기 위한 중점은 어디에 뒀나?
▲대본 상에서 느낀 단순한 설정들이 대사 하나하나와 맞물리면서 새롭게 다가왔다. 그 가운데서 핵심은 '나는 만수를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아라(염혜란 분)의 손을 빌어 범모(이성민 분)를 제거하는 것부터 선출(박희순 분)과의 에피소드까지 감정이입과 이탈을 오갈 관객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가기 위해 '가장 처절한 상황에서의 결심'이라는 점을 바탕에 두고 선을 넘지 않게 계속 설득력을 부여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슬랩스틱 등의 웃음포인트는 어떻게 접근했나? 개연성도 고민했을 듯 한데?
▲베니스 첫 시사회때 '박찬욱의 슬랩스틱', '이병헌의 슬랩스틱' 등의 표현을 하기 전까지는 슬랩스틱을 생각한 적은 없다. 특히 어떤 평론에서' 콧수염과 슬랩스틱 등의 포인트와 함께 찰리채플린의 '모던타임즈'가 연상된다'라는 표현에 놀라움을 갖고 다시 작품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전체적인 코드를 슬랩스틱이라 인식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기본적인 의도가 유머여도 억지로 보여주면 중요한 것들을 잃고 마냥 우스꽝스러울 뿐이라 생각해서 있는 그대로 연기하려 했다. 

-이병헌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장면?
▲여러 장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범모(이성민 분), 아라(염혜란 분)과의 난투신에서 구석에 들어간 총을 찾으려 안보이는 곳을 훑어내는 장면이라던가, 두 사람의 피크닉을 지켜보며 읊조리는 장면, 시조를 묻고 난 다음날 경찰과 대면하는 과정 등 여러 포인트들이 반영됐다. 또한 산에 올라가는 와중에 바지장화를 입고 막대기로 땅을 두드리는 장면은 최초와는 다른 접근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CJ ENM

-현장 상황에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더라는 동료들의 말이 잇따른다. 어떻게 생각하나?
▲언제 한 번 질문하는 동료에게 그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신인배우나 경험이 적은 배우들이 보통 전날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오는데, 그러다보면 딱딱해지고 변수에 취약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본은 숙지해야 하지만, 신(Scene)의 의도를 이해하고 편하게 리허설하면서 디렉션과 함께 접근하는 게 현장에서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권선징악적 요소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죄책감이나 회한 장면의 필요는 느끼지 못했나?
▲저는 이 영화 전체가 '비극'이라 본다. 만수가 자신과 너무나 닮아있는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모습은 실제 자기 스스로를 없애는 느낌이다. 
그와 함께 남은 가족들의 미소는 사실 영혼이 없는 파괴된 모습처럼 다가온다. 또한 재취업 이후 비치는 장면에서는 인공지능 자동화 설비와 조명암전 등의 포인트와 함께 위태로움을 보여준다. 
이는 곧 만수네 가족의 행복결말이 아니라, 이미 파괴된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는 바라고 볼 수 있다.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병헌과 최근 영화 '어쩔수가 없다'(감독 박찬욱)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어쩔수가없다'가 이병헌에게 주는 의미는?
▲난생 첫 토론토 영화제 공로상과 함께, 베니스 첫 경쟁작 진출, 아카데미 후보군 거론 등의 새로운 경험을 준 작품이다. 
또한 90%이상 제 감정을 중심으로 끝을 맺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또 언제 찍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자랑할만한 작품이다 싶기도 하다. 

-이병헌에게 박찬욱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미국 LA '라크마 갈라'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님에게 공로상을 주는 시상자로서 스피치를 하며 정리했던 기억이 있다. 
힘든 시기 JSA를 함께한 기억들과 함께, 인생의 큰 형이자 할리우드 캐스팅때도 먼저 물어볼 정도로 늘 든든히 기댈 수 있는 영화계 형이다. 

-이병헌에게 연기란?
▲'어쩔수가없다' 속 만수나 범모가 느끼는 직업관과 비슷하다. 연기를 처음 접하고 쭉 이 길만 걸어왔던 저로서도 하루아침에 일을 잃는다면 갈피를 못잡지 않을까 싶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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