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감산 움직임과 수익 지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 과잉은 여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기간산업인 석유화학은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며 산업계를 이끌어 왔는데, 이젠 글로벌 역학구조가 바뀌면서 체질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존이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에틸렌 감산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이 동시에 생산설비를 대거 확충하면서 감산 효과가 국내 석유화학의 공급 과잉 해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감산하고 있다지만 이는 일부 노후 설비 감축에 불과하다. 실제로 중국은 에틸렌 생산능력이 지난해 5300만톤에서 올해 말 5800만톤으로 늘어났으며 2028년까지 4000만톤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며 “2030년이면 1억톤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공급 조정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감산 규모는 최소 740만톤에서 최대 1200만톤으로 전 세계 생산능력(2억3000만톤)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같으면 시황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치지만 현재는 실제 에틸렌 수요보다 훨씬 많은 석유화학 설비 생산 여력이 이미 40~50%에 달해 사실상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업계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전통적 고객인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불황 이후 호황기를 맞아도 한국 기업들이 수출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구도 역시 사라진 부분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불황 이후 호황기에 중국이라는 거대 수입시장이 뒷받침되며 수출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의 자급화가 진행되면서 한국산 제품의 입지가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불황기에 구조개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논의가 무산된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변수가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원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독자 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일본식 모델처럼 설비를 통합해 효율을 높이고 원가를 줄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정부와 업계 모두 수직·수평적 통합을 통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계 일각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에틸렌 생산 감축과 함께 업계 수익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일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여전히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250달러에 미치지 못해 적자 구간에 머물고 있으나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3일 기준 t당 211달러로, 6월 평균(174.15달러) 대비 21.2%, 1월 평균 대비 33.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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